[SC줌人]'또 오해영' 박도경 주치의? 나 궁금하다 진짜~

기사입력 2016-06-20 17:08



드디어 '또요일'이다. 18회 종영을 4회 앞두고 매회 시청률 상승을 거듭하는 '또 오해영'의 인기 비결에는 누구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명품 조연들의 헌신이 있다. .

'보통녀' 오해영(서현진분)을 특별한 사랑으로 키운 부모님 이한위와 김미경, 사사건건 훈수를 놓는 얄미운 '오지라퍼' 작은엄마 이혜은, '흙해영'이 사랑에 쓰러질 때마다 비빌 언덕이 돼주는 '사이다' 의리녀 하시은까지…. 이들의 명연기는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4위를 떠받치는, 든든한 힘이다.

거의 매회 결정적 장면에 등장하는, 엉뚱하고 신비로운 '정신과 의사' 최병모 역시 말 그대로 '신스틸러'다. 박도경 주치의 '박순택' 역이다. 분량이 많지 않지만 극 전개에 있어 절대적인 열쇠를 가진 캐릭터다. 말이 짧은 에릭은 최병모 앞에서만큼은 누구보다 솔직해진다. 자신의 예지몽을 모조리 털어놓는다. 최병모는 꿈에 대해 냉정한 진단을 내린다. 주치의이다가 어느 순간 집앞에 찾아와 "나 이제부터 형이야" 하는 코믹함도 지녔다.

'용팔이' 민실장


'어디서 봤더라' 낯익은 듯 낯선 최병모를 보며 시청자들은 고개를 갸웃한다. 지난해 '라디오스타'에서 한차례 회자됐듯 한석규, 문성근, '정인의 남자' 조정치를 닮았다는 조크도 여전히 유효하다. 1972년생 최병모는 1997년 뮤지컬로 데뷔해 '햄릿' '닥터 이라부' '보고싶습니다' '친정엄마와 2박3일' 등 연극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실력파 연기자다. 2003년 '대한민국 헌법 제11조'에서는 박수무당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SBS 수목드라마 '용팔이'에서 김태희를 죽음으로 모는 냉혹한 악역, 조현재의 민 비서실장으로 열연하며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OCN 드라마 '아름다운 나의 신부'에도 김비서 역으로 출연해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으며,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는 낭독회에 참석한 '손님2'로 분해, 시선을 강탈했다. '특별수사: 사형수의 편지'에도 잇달아 캐스팅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 오해영'에서 최병모의 역할은 작가의 친절한 대변인이다. 작가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 자칫 헷갈릴 법한 내용들이 최병모를 통해 정리된다. 에릭이 미래를 본다는 것도, 수십번은 족히 반복됐을 피흘리는 교통사고 장면이 에릭 본인의 죽음('넌 지금 교통사고를 당해서 누워 있어')이라는 것도, 갑작스런 죽음을 맞는 순간 '그 여자를 아쉬워한다.'무엇보다 오해영과의 사랑을 아낀 것을 가장 후회한다는 것도 '의사' 최병모의 입을 통해 우리가 알게 된 것들이다. 그래서 에릭도 시청자도 여전히 박순택의 입에 희망을 건다. 박순택의 한마디 진단에 함께 일희일비한다.

죽음의 예지몽에 절망하는 에릭에게 최병모는 '마음 가는 대로'를 권한다. "'우리의 생은 다만 시간이 끝난 지점에서 되돌아 보고 있는 것뿐이다.' 내가 뭔가 엉뚱한데 힘 빡! 주고 사는 것 같을 때마다 읽어보는 구절이야. 지금이라고 알고 있는 이 시간이 그저 내 영혼의 회상이라면? 되게 허무할 것같지. 아무렇게나 막 살 것같고, 근데 그 반대다. 진짜로 받아들이면 되게 편해져. 조용히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해. 지금 이상황에서 내 마음이 가장 원하는 게 뭘까. 인생은 마음에 관한 시나리오야. 상황을 바꾸려고 애쓰지 말고 그때 그때 그냥 조용히 힘빼고 네 마음을 들여다봐. 네 마음이 어떻게 하고 싶은지."

그 조언대로 에릭은 마음 가는 대로, 사랑의 끝까지 가보기로 결심한다. 힘을 빼고 진심을 말하기 시작한다. 말하는 대로 세상도 사랑도 조금씩 바뀌었다.

지난주 13회에서 최병모는 에릭이 현재를 바꾸어가면서 미래도 바뀌고 있다며 환호했다. 해피엔딩에 대한 들뜬 기대감에 팬들도 환호했다. 극 후반부 "죽거나 다치는 것은 안변한다"는 에릭의 말에 최병모는 절망적인 표정을 짓는다. 또다시 새드엔딩에 대한 우려가 스멀스멀 스몄다.

'또 오해영' 팬들은 남은 스토리에서 의사 최병모의 입을 주목한다. 부디 희망적인 진단을 내려주길 고대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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