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식간에 PC게임을 넘어선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3년여 만에 포화 상태에 이르러 많은 게임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곧 특이한 장르로 공략을 이어가거나 나름 글로벌 시장을 내다보는 행보로 급격히 낮아진 성장률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졌고 성패가 갈렸다.
올해 들어 핵심으로 떠오른 신선한 시도는 기존의 모바일게임들을 그대로 PC에서 구동되게 지원하는 사업이다. PC에서 안드로이드 OS를 구동하게 해주는 보조 프로그램들이 사업의 핵심으로, 그 동안 게임사들은 이들을 놓고 암암리에 고민에 빠졌다. 블루스택, 미뮤, 녹스 등 PC에서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이를 이용하는 유저들이 크게 늘어나 밸런스 및 게임 플레이 패턴, 성향에서 많은 변화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게임사들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루팅폰과 같다고 보고 보안의 취약함과 해킹의 위험성으로 접근 자체를 막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 폰의 발열문제 해결과 편의성 등의 이점으로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유저들이 꾸준히 늘었고 이제는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올라서면서 고민이 늘어가고 있다.
실제로 최근 PC방을 이용하는 유저들은 PC게임을 이용하는 동시에 화면 한켠에 안드로이드 OS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띄워 플레이 중인 모바일게임의 자동 사냥도 함께 하고 있다. 한 번에 3~4개의 게임을 돌릴 수 있다는 이점과 터치의 묵직함보다는 마우스의 가벼움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널리 이용되고 있는 추세로 이제는 본격적으로 이들과 계약을 맺고 서비스를 강화하는 업체들도 나타났다.
카카오는 발 빠르게 녹스 앱플레이어와 계약을 맺고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녹스의 개발사인 듀오디안과 협력해 카카오게임과 대응하는 윈도우 OS 버전과 맥 OS 버전을 올 3분기에 시판한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관련 서비스 전담 조직을 별도로 갖춰 게임과 녹스와의 호환성 문제를 보완해 개발자는 물론 유저 모두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안드로이드 OS 구동을 PC에서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들은 많은 유저들을 끌어 모을 수 있고 편리함을 안겨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게임을 개발하는 개발사 측면에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RPG 장르에서는 다른 유저와의 플레이 경험 자체가 크게 벌어지면서 빠른 콘텐츠 소모를 걱정하고 있으며 FPS, AOS 장르등 경쟁 요소가 큰 게임에서는 컨트롤의 차이가 나타나면서 문제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들 프로그램의 기능들은 초반 단순 OS 구동을 넘어 컨트롤과 각종 스마트폰 기능을 구현해주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심지어 가상 패드의 구역을 키보드의 WASD 영역으로 배치 시켜줄 수 있으며 타격 버튼 또한 마우스로도 가능하게끔 지원하는 등 나날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시대의 흐름이라고 정의 내렸다. 아무리 모바일게임이 큰 성장세를 이어오며 PC 게임 시장을 넘어섰지만 PC에서 느낄 수 있는 게임 플레이의 편리함을 모바일이 넘어설 수는 없다고 본 것이다. 모바일게임들의 PC 영역 진출은 단기적으로 모바일게임들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게임 시장 자체가 커질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했다.
|
반면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흐름으로 이어지면 모바일게임들의 게임성 자체가 신선하고 독특한 게임성이 이어지는 발전 보다는 자동 사냥과 수익에만 특화된 게임들이 넘쳐날 것이란 의견이다. 결국 게임의 질적 성장은 멈추면서 기존의 파이만 더 나눠먹는 형태로 구성될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 양분된 사이 유저들은 대부분 환영의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일단 편리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평상시 게임을 이용할 수 없는 순간에도 PC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거나 모바일기기의 성능에 구애받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이 많다.
이러한 흐름의 결과는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카카오가 먼저 스타트를 끊은 만큼 다른 게임사들도 연달아 관련된 활동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이들 프로그램을 통한 접근 자체를 막아버린 모바일게임의 실패사례가 연달아 나오면서 이제는 현실을 직시할 때라고 바라보는 이들이 대다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제 모바일게임들의 PC영역 진출은 무시할 수 없는 업계의 추세다."며 "아직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업계에 이득이 될지 알 수 없으나 유저들이 원하고 있기에 맞춤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모바일게임 시장이 변해갈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게임인사이트 김지만 기자 ginshenry@gameinsigh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