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가게 캠페인 <1>] 사랑이 영그는 '4평의 기적'-NPS 카페 36.5 잠실점

기사입력 2016-06-26 13:55


스포츠조선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와 함께 '착한가게 우리곁의 나눔이웃' 캠페인을 펼칩니다. 착한가게는 수익의 일부를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가게입니다. 스포츠조선은 27일 1회를 시작으로 총 15회에 걸쳐 전국의 착한가게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착한가게 캠페인<1>

송파구 착한카페 'NPS 카페 36.5 잠실점'


◇NPS카페 36.5 잠실점 강미정 사무국장(맨 오른쪽)이 손님들에게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서울 송파구 국민연금공단 송파지사에 가면 사옥 모퉁이에 작지만 특별한 커피점이 하나 있다.

NPS 카페 36.5 잠실점.

강미정 사무국장(37)을 비롯한 4명의 직원이 하루종일 분주하게 손님을 맞는다. 4평 남짓한 조촐한 공간이지만 이곳에선 매일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운영하는 착한가게 가입으로 매달 120만원을 불우 청소년들을 위해 기부하고 있는 것. 2000원 짜리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이웃을 돕는 마술이 일상에서 벌어진다.

"손님들 반응이 굉장히 좋아요. '어, 이 카페가 착한 가게예요? 커피도 마시고 기부도 하니까 기분이 좋네요'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강 사무국장)


NPS 카페 36.5는 독특한 이력의 협동조합이다. 국민연금공단(NPS)이 지난 2013년 공간을 무상임대해서 태동했다. 취업 취약계층을 채용할 것, 수익의 일정액을 기부할 것이 조건이다. 출범 3년만에 이제는 잠실 본점을 비롯해 강남점, 부산점, 대구점, 전주점 등 전국 5곳에서 카페를 운영중이다. 발생한 수익으로 새로운 지점을 여는 선순환의 틀을 만들었다. 현재 전국 5개 매장에서 13명의 조합원이 일하고 있고, 이 중 9명이 취업 취약계층 출신이다. 협동조합이라 한 곳의 매출이 적을 경우 다른 지점에서 도와줘 보전한다. 일반 사기업과는 다른 협동조합만의 장점이다. 일년 365일 사랑의 체온(36.5도)을 담겠다는 카페 이름과 맞아 떨어진다.

본점 격인 잠실점만 봐도 4명의 직원이 다양한 문화와 연령대로 이루어져 있다. 다문화 가정(몽골, 캄보디아), 노령자, 한부모 가정 등이다.

"나이도, 국적도 다르지만 한 일터에서 모여 오손도손 일하고 있어요. 엄마이고, 딸이고, 동생인 셈이죠.(웃음)"


◇NPS카페 36.5 잠실점 강미정 사무국장(왼쪽에서 두번째)과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NPS카페 36.5는 매달 12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하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강 사무국장은 부산에서 의류업을 하다 서울에 올라와 2014년 6월 공채로 입사했다. 또 캄보디아에서 온 콘치바 씨는 아르바이트로 일하다 성실함을 인정받아 정직원이 됐다. 다양한 계층이 모여 사랑을 나누는 공동체를 이룬 것이다. 이런 모델이 온 사회로 퍼져나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강 사무국장은 "NPS 카페 36.5 같은 모델이 널리 확산되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공공기관에서 여유 공간을 활용해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카페를 만들고, 취약 계층의 일자리도 창출하고, 수익의 일부는 좋은 일에 쓰게 되니 1석 3조라는 말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도움을 받아 시작했지만 자립에 성공했고, 자립을 넘어 더 어려운 이웃을 돕는 경험에서 느끼는 뿌듯함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쁨이라고 털어놓는다.

강 사무국장에게는 기부와 관련된 개인적인 경험이 있다. 지금 7살인 아들이 어렸을 때 심장병을 앓아 눈앞이 캄캄했던 적이 있었다. 하늘이 무너질 것 같은 그때 다행히 어린이재단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수술을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절실했을 때 도움을 받아보니 그게 얼마나 소중한 지 알게 됐습니다. 그 뒤에 기부와 선행에 대한 관점이 확 바뀌었지요."

선행이란 결코 거창하거나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4평짜리 작은 공간, NPS 카페 36.5만 봐도 그렇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착한가게란?

중소 규모의 자영업소 가운데 매월 수익의 일정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가게를 뜻한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꾸준히 기부하면 된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2005년 시작해 2016년 6월 기준, 전국에서 1만 5500여 곳이 가입해 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싣는다. 현재 사랑의열매 나눔봉사단과 함께 지역내 착한가게를 발굴하는 '우리 마을 착한 기적 만들기' 캠페인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골목이나 거리에 있는 가게들이 단체로 가입할 수도 있다. 가입문의: 홈페이지(http://store.chest.or.kr/), 사랑의열매 콜센터(080-89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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