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식스맨'서 '곡성'까지…'무도'가 영화를 패러디하는 방법

기사입력 2016-06-29 10:28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무한도전'이 또 다시 '패러디' 카드를 꺼내들었다.

7월 2일 방송되는 MBC '무한도전'은 여름을 맞이해 납량특집으로 꾸며진다. 올 여름 '무한도전'이 준비한 납량특집은 상반기를 뜨겁게 달궜던 나홍진 감독의 영화 '곡성'의 패러디. 지난 방송 말미 외지인(나카무라 준)으로 변신한 박명수, 박수무당 일광(황정민) 분장을 한 유재석, 겁에 질린 중구(곽도원)로 분한 정준하 등의 모습이 그려져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특히나 이번 특집에 대한 시청자의 기대가 높은 이유는 지금까지 '무한도전'이 보여줬던 그들만의 신선한 영화 패러디 방식 때문이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를 패러디한 특집을 수차례 선보였다. 영화를 콩트식으로 재현하는 식의 단순한 패러디가 아니라 추격전, 상황극, 토크, 퀴즈쇼 등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하면서 '무한도전'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녹여냈다. 이 과정에서 영화가 가지고 있는 핵심 이미지를 절대 잃지 않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줬다.
영화를 패러디하는 가장 좋은 예가 됐던 특집은 '식스맨'과 '궁' 특집이었다. 영화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를 패러디한 '식스맨' 특집은 멤버 충원이 필요했던 '무한도전'이 여섯 번째 멤버를 뽑는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킹스맨'의 대표 이미지인 잘 빠진 수트와 지팡이 등도 잘 녹여냈다.

'궁' 특집은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를 기가막히게 패러디 했다. 서울에 있는 대표 궁들을 돌아다니면서 퀴즈를 맞추고 미션을 수행하는 멤버들의 모습이 담긴 '궁' 특집 1편은 그 어떤 영화와도 관련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이후 스튜디오로 자리로 퀴즈쇼를 통해 궁에 대한 문제를 맞추는 멤버들의 모습은 유명 퀴즈쇼에서 상금 6억원을 획득한 남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슬럼독 밀리네어'를 정교하게 패러디했다. 궁에 대한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멤버들이 빗 속을 뛰어다니며 궁에 관련된 미션을 수행했던 모습이 자연스럽게 연결됐는데, 이는 문제가 출제될 때마다 플래시백 장면 통해 주인공이 과거의 기억을 더듬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대표적인 장면이다.
영화 '관상'을 패러디한 툭집은 세 편에 걸쳐 토크부터 상황극, 추격전까지 담아냈다. 가장 먼저 역술가이자 풍수 인테리어 전문가 박성준이 출연해 멤버들의 관상을 보고 왕이 될 상부터 천민이 될 상 등을 나눴다. 토크쇼에 가까운 형태로 관상에 담긴 의미들을 전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어 상황극으로 이어졌다. 박성준 전문가의 관상에 따라 왕부터 천민까지 분장한 멤버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콩트를 꾸민 것. 이 설정은 다시 추격적으로까지 이어졌다. '무한도전' 멤버들이 더 높은 신분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추격하는 모습을 긴장감 넘치게 담아냈다.

'스피드' 특집을 통해 시속 50마일 이하로 속도가 떨어지면 폭발하게 되는 버스를 몰고 고군분투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액션 영화 '스피드'를 패러디했다. 마이크로 버스를 타게 된 '무한도전' 멤버들은 눈 앞에서 다른 차들이 폭파되는 걸 목격한 후 자신들이 타고 있는 버스의 폭파를 막기 위해 의문의 남자의 지령에 따라 미션을 수행해 갔다. 영화 '스피드'의 스릴은 그대로 살리면서도 미션 곳곳에 독도와 관련된 메시지를 담아냄으로서 새로운 메시지를 더했다.
뿐만 아니라 SF 영화 '마션'을 가벼운 상황극으로 풀어냄으로서 '무한도전'의 대형 프로젝트인 '우주 특집'으로 가는 발판을 자연스럽게 만들었고 '탐정사무소' 특집에서 영국 인기 드라마 '셜록'의 추리 방식이나 배경음악을 녹여내 흥미를 더했다. '무한도전'의 흑역사로 꼽히기도 하는 '28주후'는 멤버들의 예상하지 못한 돌발 행동으로 인해 실패한 특집으로 기록됐지만, 수십명의 엑스트라 동원과 특수분장 등으로 남량특집의 스케일을 키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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