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를 논하다②] 인간 조원준, 心스틸러 '갓진웅'이 되기까지

기사입력 2016-08-02 17:36



[스포츠조선 배선영·조지영 기자] 아버지의 이름(조진웅)을 걸고 뛰어든 연기 인생이다. '적어도 내 아버지의 이름에 먹칠은 하지 말자' 하나로 버텨온 19년. 인간 조원준이 '갓'진웅이 될 필요충분조건이었다.

1976년 4월 2일 태어난 '부산사나이' 조진웅. 뜨거운 심장을 가진 그는 경성대학교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면서 자신의 열정을 연극으로 쏟아냈다. '연기란 무엇인가'부터 '배우는 어떤 모습일까' 등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조진웅은 9년간 극단 동녘에서 활동하며 무대를 날고 기었다. 발성부터 액팅, 감성 등 무대에서 부딪히고 깨져가며 배운 기본기로 튼튼하게 다져진 조진웅은 그야말로 될성부른 나무였던 것.

2001년 '바리데기' 2002년 '앵무가' 2003년 '맥베드' '베로니카 죽기로 결심하다' 등의 굵직한 연극을 거쳐온 그는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유하 감독)를 통해 충무로에 입성, 본격적인 영화배우 활동을 펼쳤다. 2004년 '우리 형'(안권태 감독), 2006년 '야수'(김성수 감독) '비열한 거리'(유하 감독) '폭력써클'(박기형 감독) 등 강렬한 신스틸러로 활동했고 2009년 KBS2 인기 주말극 '솔약국집 아들들'에서 브루터스 리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고 이어 2010년 KBS2 '추노' MBC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2011년 SBS '뿌리깊은 나무' 등으로 안방극장 활로를 넓혔다.


다시 충무로로 돌아온 조진웅은 2011년 '고지전'(장훈 감독) '퍼펙트 게임'(박희곤 감독), 2012년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윤종빈 감독)으로 관객에게 이름 석 자를 새겼다. 2013년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장준환 감독), 2014년 '끝까지 간다'(김성훈 감독) '군도: 민란의 시대'(윤종빈 감독) '명량'(김한민 감독), 2015년 '암살'(최동훈 감독) 등으로 무려 두 편의 1000만 작품을 갖게 됐다.

'소처럼 일한다'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도록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열일한 조진웅은 올해 1월 tvN 드라마 '시그널'로 연기 인생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이재한 형사 앓이에 빠졌다. 한번 시작하면 무조건 직진하는 우직한 이재한 형사에 여성팬들은 모두 녹다운됐고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만인의 '인생드라마', 만인의 '인생캐릭터'를 낳은 조진웅에게 대박의 서막이 열렸고 꽃길이 펼쳐졌다.


조진웅의 진격은 지금부터. '시그널' 이후에는 다시 영화로 돌아와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칸국제영화제에 입성했고 데뷔 이래 최초 1인 2역에 도전한 '사냥'(이우철 감독)으로 관객을 찾았다. 비록 '사냥'은 흥행에 있어 고배를 마셨지만 조진웅의 연기에 있어서는 부족함이 없었다는 호평을 얻었다. 타이틀롤로서 매력과 티켓파워가 입증된 조진웅은 현재 '보안관'(김형주 감독)을 촬영 중이며 올 하반기 tvN 드라마 '안투라지' 방영을 앞두고 있다. 또 내년에 개봉하는 '해빙'(이수연 감독) 역시 그의 출연작품. 세 작품 모두 작품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상황인만큼, 올 하반기와 2017년 조진웅의 활약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2004년 '말죽거리 잔혹사'가 개봉을 준비할 당시 조진웅은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위해 아버지의 이름을 활동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아버지의 이름을 욕되게 하지 않겠다'라는 조진웅의 다짐으로 시작된 변화다. 아버지의 이름을 걸고 피땀 흘려 일군 조진웅의 연기사(史).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 조진웅이 갓진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이유다.

sypova@sportschosun.com·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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