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마' 종영③] '2회 축소'가 아쉬운 진짜 이유

최종수정 2016-08-03 10:07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14부작으로는 아쉬웠다.

KBS2 월화극 '뷰티풀마인드'가 2일 종영했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됐던 작품이지만 시청률 부진의 문제로 2회 일찍 종영하게 된 것이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3.2%(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평균 시청률은 3.9%다. 첫방송 이후 단 한번도 4%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한채 막을 내렸으니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상당히 씁쓸한 퇴장이다.

그러나 '뷰티풀마인드'의 마지막은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지상파 드라마의 한계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먼저 장르상의 한계가 느껴진다. '뷰티풀마인드'는 감성 미스터리 메디컬 드라마를 표방했다. 그래서 6회까지는 엽기 살인사건이 연속으로 벌어지고, 감정 공감 능력이 전무한 사이코패스 이영오(장혁)가 유력 용의자로 지목되는 과정이 속도감 있게 그려졌다. 이는 '뷰티풀마인드'와 기존 메디컬 드라마의 큰 차별화 지점이었다. 기존에도 메디컬 드라마는 많았지만 메디컬과 멜로, 혹은 휴머니즘을 혼합한 형태가 대부분이었고 미스터리 스릴러를 융합시킨 작품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런 점이 '뷰티풀마인드'가 초반 팬심 몰이에 실패한 주원인이 됐다. 단계별로 치밀하게 조여오는 전개에 '미국 드라마 같다'며 환영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보다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경쟁작으로 시선을 돌렸다. '뷰티풀마인드'가 스릴러에 초점을 맞추는 동안 고전한 반면 처음부터 박신혜와 김래원의 사랑 이야기를 전면에 다룬 SBS '닥터스'는 승승장구 했다. 결국 지상파 드라마에서는 주시청층 특성상 리얼리즘이나 장르적 특성보다는 멜로적 판타지가 중요한 요소라는 것이 입증된 셈이다.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젠 정말 장르물은 케이블로 가야한다'는 얘기가 나오기까지 했다.


시청률 싸움의 한계도 체감할 수 있었다. '뷰티풀마인드'가 처음 조기조영된 작품은 아니다. 앞서 20부작으로 기획됐던 글로벌 대작 '무림학교'도 16부작으로 대폭 축소된 바 있다. 하지만 '무림학교'와 '뷰티풀마인드'는 얘기가 다르다. '무림학교'는 시청률 외에 작품성 자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다. 그러나 '뷰티풀마인드'는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영화적 연출, 장혁을 필두로 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에 힘입어 작품성에 있어서는 만점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결과는 조기조영이었다. 더욱이 2회 분량이 줄어들면서 이영오가 인간성을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대폭 축소, 혹은 삭제됐다. 작품의 메인 줄기가 손상된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가 가장 큰 장점이었던 '뷰티풀마인드'에 큰 오점을 남기게 된 것이다. 물론 광고 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방송사 입장에서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는 드라마를 끝까지 안고 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터다. 그러나 KBS는 국민들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공영방송으로서 시청률보다는 작품의 의미와 완성도에 좀더 가산점을 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뷰티풀마인드' 후속으로는 '구르미 그린 달빛'이 방송된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윤이수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츤데레 왕세자 이영과 남장 내시 홍라온의 궁중 위장 로맨스를 그렸다. '연애의 발견', '후아유-학교 2015' 등을 연출한 김성윤PD와 '후아유-학교 2015'를 집필한 김민정 작가가 의기투합 했으며 박보검 김유정 채수빈 곽동연 진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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