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질투의화신' 조정석이라면 납뜩이 가는 '유방학개론'

기사입력 2016-09-01 10:56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411만명의 관객에게 뱀의 움직임을 빗대 '키스학개론'을 전파하던 배우 조정석이 이번엔 자신의 가슴을 희생해 '유방학개론'을 설파했다. 처음엔 충격적이고 낯선 남자 유방암이었지만 조정석의 살신성인 열연 덕분에 점차 이해되고 납득이 된다.

지난달 3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서숙향 극본, 박신우 연출) 3회에서는 유방암 검사에 나선 이화신(조정석)의 모습이 그려졌다.

"유방암 같다"라는 표나리(공효진)의 촉진을 엉터리로 여겼던 이화신은 운명의 장난처럼 실제 검진에서 이상 소견을 받게 됐다. 실로 믿지 못할 상황 속에 유방외과를 찾은 이화신은 왠지 모를 수치스러움과 부끄러움, 불안함을 보이며 유방암 검사를 진행한 것. 일단 검사를 위한 탈의부터 이화신을 안절부절못하게 만들었다.

여성 환자들이 가득한 유방외과 대기실. 그곳에 청일점으로 등장한 이화신은 핑크색 가운을 들고 "뭐야? 들어갔나? 이걸 가지고 갔어야지"라며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것인 양 어색한 연기에 돌입해 실소를 터트렸다. 이어 눈물을 삼키며 탈의실에 들어간 이화신은 핑크색 가운을 갈아입은 뒤 초음파 검사를 시작했고 의사로부터 "초음파에 결절이 보입니다. 조직검사까지 할게요"라는 더 큰 미션을 받게 됐다.

이후 진행된 이화신의 유방 조직검사는 안방극장에 웃음 핵폭탄을 터트리게 한 대목이었다. 의사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심드렁한 표정을 하고 "아파도 조금만 참으세요. 아플수록 가슴에 탄력이 있다는 거고 아플수록 젊다는 겁니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조금만 더"라며 "아기 낳는 거에 비하면 100분의 1도 아니에요. 숨 참으세요"라는 말과 함께 이화신의 가슴을 무참히 압박했고 이화신은 가슴이 짓눌리면서 느껴지는 극한 고통에 얼굴이 시뻘게졌다. 남들의 이목을 의식해 고통을 참아보려 이를 앙다문 모습은 시청자의 배꼽을 잡게 했다.

코미디로 승화된 이화신의 유방 조직 검사는 '질투의 화신' 제작진의 짓궂음도 한몫했다. 유방 조직 검사의 고통을 친절하게 설명해주기 위해 손으로 토마토를 쥐어 터트리는 장면, 착즙기로 오렌지의 즙을 짜는 장면, 호두 껍데기가 깨지는 장면 등을 인서트로 넣어 조직 검사가 주는 고통의 정도를 설명했다. 이는 어금니를 꽉 물며 참으려는, 고통에 결국 악다구니를 쓰는, 검사기에 매달려 발을 동동 구르는 이화신의 모습과 섞여 박장대소를 유발했다.

이날 '질투의 화신' 방송이 끝난 직후 각종 커뮤니티, 공식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조정석의 열연을 극찬하는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 이화신의 고통은 유방암 조직 검사를 해본 여성 시청자의 격한 공감을 일으킬 정도로 리얼했다는 것. 말 그대로 옷픈 이 장면을 위해 실제 유방암 조직 검사에 나선 조정석. '질투의 화신' 제작진 측은 1일 오전 스포츠조선을 통해 "조정석이 유방암 조직 검사 장면을 찍을 때 실제 검사 과정과 똑같이 받으며 연기했다. 검사를 받은 조정석이 정말 많이 아파했고 그 감정을 좀 더 극대화해 자신만의 코미디로 장면을 꾸몄다. 조정석이 촬영 중 너무 아파서 NG 3~4번 내기도 했다. 온몸을 불사른 그의 연기 투혼에 경의를 표한다"고 웃었다.

남자주인공의 유방암 설정만으로 '병맛 드라마'를 예고하던 '질투의 화신'. 파격적이고 충격적인 전개로 뭇매를 맞기도 했지만 망가짐도 불사한 배우들의 열연과 뚝심 있는 스토리로 시청자를 설득시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조정석은 자신의 최대 강점인 코미디 연기로 일당백 매력을 과시하고 있는데, 지금의 조정석을 있게 한 멜로 영화 '건축학개론'(12, 이용주 감독)의 납뜩이를 떠올리게 해 재미를 더한다.


당시 납뜩이를 연기했던 조정석은 키스를 모르는 승민(이제훈)에게 "승민아, 그게 키스야? 키스란 건 말이야 입술이 다 붙잖아. 걔 혀, 네 혀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고. 스르륵. 뱀처럼, 알지? 스네이크! 자연스럽게 섞여 하나가 되는 거야"라며 자신만의 '키스학개론'을 설파해 웃음을 터트렸다.

모두를 납득시킨 납뜩이의 '키스학개론'에 이어 낯선 남성 유방암을 납득시킨 이화신의 '유박학개론'. 두고두고 회자될, 조정석이 만든 또 하나의 레전드 장면이 탄생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SBS '질투의 화신'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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