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과 독재자' 신상옥-최은희 北납치 사건의 진실은 뭘까

기사입력 2016-09-02 16:13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신상옥 감독 배우 최은희 부부의 미스터리 납치 실화를 다룬 다큐 영화가 공개됐다.

오는 22일 개봉하는 영화 '연인과 독재자'가 눈에 띄는 것은 미국인이 그만의 시각으로 이번 사건을 다뤘다는 것이다. 신감독과 최은희의 북한 납치극은 1970년대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다.

메가폰을 잡은 영국 출신 로버트 캐넌 감독과 로스 아담 감독은 ""이 사건을 이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궁금했다. 이 사건은 한국에서 수많은 루머에 묻혀 사실이 부정되기도, 혹은 목적에 의한 거짓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했고 오직 진실을 증명하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일이 "두 분이 필요하니까 데려와라"라고 직접 지시한 것은 꽤 유명한 사실. 영화에서는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육성이 공개돼 놀라움을 더하기도 한다. 음성 파일에서 김정일은 이들을 만나 북한 영화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는다. 그는 "왜 장면마다 자꾸 초상난 집처럼 우는 것만 찍게 만드나? 상갓집도 아닌데… 우리 영화 안 우는 영화 안 되겠나"라며 "중요 (영화) 기술 다 훔쳐내서, 그쪽(남한)은 대학생 수준인데 우린 이제 유치원인데…. 자기 발로 자기 뜻대로, 뜻을 가지고 (북한으로) 오는 방법 없나? 신 감독을 유인하려면 뭐가 필요한가?"라며 남북 영화의 수준을 비교하기도 했다.

'영화광'으로 알려졌던 김정일은 신 감독에게 북한 영화 수준을 끌어올려 달라며 "우리는 그러니까 돈을 다 쏟아붓겠다는 말이다. 그래서 내가 신 감독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겁니다"라며 과감한 투자를 약속했다. 김정일은 또 "영화로 서방에 진출해야겠다. 남조선이 부러워할수록 있도록"이라며 "우리가 오스트리아나 스웨덴 그 다음에는 제네바, 말하자면 중립국가를 표방한 나라를 다니면서 그렇게 유럽에 이름을 날려야지"라고 구체적인 유럽 진출 계획까지 전했다.


당대 최고의 인기 여배우였던 최은희는 한 순간에 납북자 신세가 된 후 "'옷 다른 거 입으시오' 하면 입어야 하는 꼭두각시 같은 생활을 했다"고 당시를 회고한 바 있다.

1978년 1월 최은희는 영화 제작 및 교육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홍콩에 갔다가 납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혼한 상태이 신 감독도 같은 해 7월 최은희를 찾으로 홍콩에 갔다가 북한으로 끌려갔다. 이들은 1983년 북한에서 재회했고 2년 3개월간 '돌아오지 않는 밀사' 등 17편의 영화를 제작해 김정일의 신임을 얻었다. 최은희는 1985년 영화 '소금'으로 모스크바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1986년 3월 해외 촬영을 위해 오스트리아 빈에 갔다가 현지 미국 대사관을 통해 극적으로 탈출했다.

앞서 영화를 연출한 로버트 캐넌과 로스 아담 감독은 이 사건을 영화화한 계기에 대해 "이 사건에 대해 들었을 때 이 스펙타클한 이야기가 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의문이 들었다. 한국에서 이 사건은 수많은 루머에 묻혀 사실이 부정되기도, 혹은 목적에 의한 거짓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으면 했고 오직 진실을 증명하고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는 2016년 선댄스영화제 월드 시네마 다큐멘터리 경쟁 부문에 초청됐고 베를린국제영화제, 에든버러국제영화제, 멜버른국제영화제, 시애틀국제영화제, 클리블랜드국제영화제, 하와이국제영화제 등 세계 유수의 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9월 22일 국내 개봉.

한편 1926년 태어난 최은희는 1947년 영화 '새로운 맹서'로 데뷔해 1960년대 최고의 인기여배우로 급부상했다. 김지미 엄앵란과 함께 원조 트로이카를 구성했고 1954년에는 주한미군 위문 공연 차 방한한 할리우드 스타 마릴린 먼로와 함께 하기도 했다. 이후 영화 '코리아'를 통해 배우와 감독으로 만난 신 감독과 결혼했고 1967년부터는 안양예술고등학교 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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