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나홀로 휴가' 조재현 "난 작가주의 상업영화 감독"

기사입력 2016-09-14 13:14


사진제공=필앤플랜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조재현이 감독으로 돌아왔다. 조재현이 메가폰을 잡고 박혁권 윤주가 주연을 맡은 영화 '나홀로 휴가'가 오는 22일 개봉한다.

10년을 하루같이 옛사랑을 쫓아온 한 남자 강재(박혁권)의 지긋지긋한 사랑 혹은 지고지순한 집착에 관한 스토킹 멜로영화 '나홀로 휴가'는 조 감독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때문에 자신이 직접 주연까지 맡으려고 하다 드라마 '펀치'에 함께 출연한 박혁권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선택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나는 작가주의 상업영화"를 지향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다수가 공감하는 상업영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나홀로 휴가'에 대한 반응은 너무 극명하게 차이가 나요.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 여성들은 정말 싫어하는 것 같고요. 말하자면 우리나라에서 영화의 주타깃층이 싫어한다는 말이죠.(웃음) 그중에서 정말 소수에 공감능력이 뛰어난 분들만 괜찮다고 해요. 반대로 4050 평범한 주부들은 이해를 해주는 분위기인 것 같아요. 결혼 생활도 해보니 별거아니고 남편에게도 큰 기대가 없거든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작년 부산영화제 GV때 한 예비부부 신부가 영화를 보고 '이 영화를 본게 잘한 것인지 모르겠다. 앞으로 누굴 믿고 살아야하나'라고 묻더라고요. 그냥 '죄송하다'고 대답했어요.(웃음)"

첫 영화지만 조재현은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만들었다. "물론 상업영화를 표방하고 있습니다.(웃음) 예전에 '피아노' '줄리엣의 남자'를 같이 했던 오종록 PD가 저에게 자기가 읽은 소설 이야기를 하는데 주인공 남자가 작은 오피스텔을 하나 얻어서 퇴근하고 항상 들러서 손발씻고 두시간동안 누워있다 집에 간다는 내용이었어요. 남자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죠. 당시에는 30대여서 이해가 잘 안갔는데 40대가 되니까 그 소설을 읽은 것도 아닌데 자꾸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해보자고 생각했죠."

이야기를 정하고 함께 작업을 같이 했던 김기덕 감독, 평소에 절친한 전규환 감독에게 말했다. "전규환 감독은 예전에 제 매니저였어요. 나중에는 감독으로 만나긴 했지만요. 전규환 감독은 '너무 좋다'고 하더라고요. 엔딩 장면까지 정해주면서요. 김기덕 감독은 '그 이야기면 15분 짜리 밖에 안된다. 이야기를 더 만들어라'라고 조언해줬어요. 처음에는 '난 다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쓰다보니 그말이 맞더라고요 그래서 친구 에피소드가 더 들어가게 된 거예요."

'나홀로 휴가'는 이야기가 시간 순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관객들이 불편할 수도 있다. "의도한 면도 있지만 제작 여건상 동시에 같이 찍어야 하는 부분이 있었어요. 과거와 현재에 변화를 많이 못 준 것은 관객들에게 불편한 점이긴 하죠. 그런데 과거를 흑백으로 돌리거나 세피아톤으로 하는 건 너무 유치해보였어요. 관객들도 '굳이 구분안하고 하나로 봐도 괜찮겠다'는 반응도 많더라고요."

정식 연출수업을 받지 않아 전혀 새로운 신이 나타나기도 했다. "강재나 시연(윤주)의 언니가 카메라를 직접 보고 말을 하는 장면이나 술자리에서 오디오가 자주 겹치는 부분은 의도적인 거예요. 전자는 관객에게 실제로 물어보고 싶었고 후자는 리얼리티를 더 주고 싶었어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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