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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공항가는 길'은 KBS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당초 '질투의 화신'은 KBS에 편성됐던 작품이었다. 그러나 여러가지 문제로 KBS 편성은 최종 불발됐고, 전무후무했던 편성 대전 끝에 드라마는 결국 SBS로 옮겨갔다. 그리고 '질투의 화신'은 죽어갔던 SBS 수목극에 숨통을 틔어줬다. '돌아와요 아저씨', '딴따라', '원티드' 등 줄줄이 흥행에 실패했던 것과 달리 8월 24일 7.3%로 스타트를 끊은 뒤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이후 추석 연휴인 15일 드디어 10.1%(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두자릿수 시청률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이와 같은 '질투의 화신' 상승세 때문에 '함부로 애틋하게'는 수목극 시청률 꼴찌로 주저앉았다. KBS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배 아플 법한 상황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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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김하늘의 변신이 팬들의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결혼 후 첫 복귀작인데다 청순가련의 대명사였던 그가 아이 엄마 연기를 펼치기 때문이다. 김하늘이 맡은 배역은 경력 12년차 부사무장 승무원 최수아다. 최수아는 일과 가정 생활에 모두 충실한 슈퍼 워킹맘이었으나 36세에 남편의 주장으로 딸 효은(김환희)을 타지에 홀로 보내게 되면서 죄책감에 빠지는 캐릭터다. 새댁 김하늘이 아이와 떨어져 스스로를 자책하는 엄마의 모성애를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 호기심을 자극한다.
'함부로 애틋하게'와 달리 계절감이 살아있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정통 멜로는 가을과 잘 어울리는 장르다. 그래서 가을 멜로는 항상 성공한다는 공식까지 성립된 바 있다. 제작진 역시 이점을 인지하고 영상부터 가을이라는 계절을 물씬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경쟁작들이 모두 로맨틱 코미디를 표방하고 있는 반면, '공항가는 길'만 정통 멜로를 고집하고 있어 희소성이 있다는 점도 멜로팬들의 구미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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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우려되는 부분도 확실하다.
'공항가는 길'은 인생 제2의 사춘기를 겪던 남녀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그런데 그 러브스토리의 주인공은 기혼남녀다. 연출을 맡은 김철규PD는 20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살다보면 지치고 외롭다. 그래서 누군가의 위로가 절실한 순간이 온다. 가장 바람직한 건 가족에게서 그런 위로를 얻는 것이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밖에서 위로를 받는 경우가 많다. 그 위로를 주는 대상이 이성일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는데, 이런 관계가 불륜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드라마도 그 부분에 대해 모호하고 애매하게 그린다. 그 관계 속에서 어떤 위로를 얻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애매한 관계'가 한국 정서상 들어맞을지가 관건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유부녀와 유부남이 배우자가 아닌 대상에게서 정신적 위로를 얻는다는 것인데, 꼭 육체적인 관계만 불륜이 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인 바람 또한 불륜으로 인지되는 것이 한국 사회 분위기다. 그러한 사회적인 분위기와 도덕적 잣대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지가 미지수다.
'공항가는 길'은 21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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