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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신인배우 민진웅이 코미디부터 휴먼까지 장르를 불문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호평을 자아냈다.
어머니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시골집을 찾은 민진웅은 애써 담담한 척 "뭐부터 정리를 해야 하나?"라며 옷장 문을 열었지만 정작 어머니의 유품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고, 어머니가 아들에게 남긴 편지 한 통만이 남아있었다. 요양원 들어가기 전에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을 때 물건을 정리해뒀다는 어머니의 편지. '그동안 아픈 엄마 보살피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이제 무거운 짐 내려놓고 네가 좀 편해졌으면 좋겠다. 엄마는 네가 정말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랑한다, 내 아들'이라는 어머니의 사랑에 참았던 눈물을 글썽였다.
유품 하나 정리해주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고 자책하는 민진웅. 그런 그에게 우연히 세탁소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찾아가지 않았던 옷이 있었던 것. "그래도 엄마 물건 하나는 남았네"라며 어머니의 스웨터를 펼쳐 본 민진웅은 색이 바랜 낡은 스웨터에 또 한 번 마음이 찢어졌다. 서글픈 마음을 꾹꾹 눌러 참으며 "좋은 옷 좀 많이 사줄걸"이라고 내뱉는 민진웅의 현실 연기는 순식간에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러나 습관은 무서웠다. 잔뜩 취해 인사불성이 됐음에도 알람이 울리자 벌떡 몸을 일으킨 민진웅은 "벌써 10시네?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라고 말하며 허둥지둥 짐을 싸려 했다. 이런 민진웅을 목격한 김원해는 "이 사람아, 가긴 어딜 가"라며 안타까워했다.
이미 집으로 돌아온, 10시 알람이 더이상 무의미한 현실을 깨달은 민진웅은 "아, 맞다. 이제 알람 울려도 갈 데가 없구나. 나 기다려주는 우리 엄마가 없으니까"라며 울컥했고 "엄마가 해주는 밥, 진짜 먹고 싶다"고 그리움을 토했다.
이날 민진웅은 전매특허인 코믹 성대모사를 뺀 담백한 현실 연기로 시청자의 공감을 샀다. 그간 '약방의 감초'처럼 김원해와 함께 곳곳에서 웃음을 터트리던 그였지만 이번 회차만큼은 배우로서 진폭이 큰 감정선을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감정의 강약을 조절하며 차근차근 쌓아가다 적재적소에 터트리는 노련함을 보인 민진웅. 코믹한 성대모사 속 가려진 괴물 같은 연기력이 폭발한 순간이었다. 신예라는 점이 믿기지 않을 연기 내공을 발휘한 그는 '혼술남녀'의 히든카드, '혼술남녀'의 치트키였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tvN '혼술남녀' 화면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