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 '라블리' 라미란의 '열일'이 반가운 이유

기사입력 2016-10-31 11:0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라미란의 '열일'이 반갑다.

라미란이 안방극장을 점령했다. 매주 금요일에는 KBS2 예능 프로그램 '언니들의 슬램덩크'로, 주말에는 KBS2 주말극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로 시청자와 만났다. 이제는 새롭게 시작되는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를 통해 월, 화요일에도 시청자를 찾아올 예정이다. '막돼먹은 영애씨' 제작발표회에서 본인은 "많이 힘들다"며 손사레를 쳤지만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는 라미란의 열일이 반갑다. 그만큼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배우는 몇 안되기 때문이다.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라미란은 큰 언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뒤로 빼는 법 없이 최전방에 나서 동생들을 격려하고 이끈다. 흥도 끼도 많은 스타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맡겨진 일은 뭐든지 척척 해내는 만능테이너의 모습은 언제봐도 신기하기까지 하다. 실제로 라미란은 언니쓰 '셧업' 활동 당시에도 당당한 자신감으로 빠르게 안무와 노래를 습득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에서도 라미란의 존재감은 크다. 라미란은 차인표와의 부부호흡으로 극을 지배하고 있다. 무능력한 남편 때문에 억척스럽게 살 수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남편을 향한 순정을 간직한 그의 모습은 때로는 코믹하게 때로는 짠하게 다가온다. 양복점 일을 다시 시작하고자 이혼까지 불사한 차인표의 결정을 인정해주고 뒤돌아 눈물 흘리는 모습, 임신을 너무나 원해서 상상임신까지 하고 남편에게 독설을 듣는 모습 등은 짠함의 극치였다. 그런가하면 최성국의 존재를 이용해 차인표의 질투심을 자극하고 통쾌하게 받아치는 등 사이다 면모로 웃음을 주기도 한다. 캐릭터 자체는 그렇게 독특하거나 특별하진 않지만 라미란의 내공으로 캐릭터를 돋보이게 한 것.


'막돼먹은 영애씨'에 대한 기대는 크다.

라미란은 2013년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부터 시리즈에 합류했다. 극중 아름다운 사람들이 막을 내리고 영애씨가 낙원인쇄소로 옮기게 되면서 낙원인쇄소의 터줏대감으로 새롭게 등장했다. 초반 그의 캐릭터는 진상과 밉상이 못된 시너지를 낸 듯한 느낌이었다. 전형적으로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스타일로 텃세를 부려댔다. 궁상맞기는 이루 말할 수도 없고 '시간또라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이랬다 저랬다하는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욕받이가 될 수 있던 캐릭터였지만 라미란은 이마저 훌륭하게 소화했다.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하우스 푸어에 믿었던 남편까지 바람난 속사정이 공개되고, 고통 속에서도 살기 위해 눈물을 닦고 출퇴근 하는 모습에 시청자의 마음이 동했다. 이에 '넣어둬 넣어둬'라는 대사가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라미란은 고정 캐릭터가 됐다. 일반적으로 '막돼먹은 영애씨'로 뜬 배우들은 바로 다른 작품을 찾아 나서는데 라미란만은 시즌 15까지 꾸준히 자리를 지키는 의리를 보여준다. 스스로도 "1년 스케줄 중에서 '막돼먹은 영애씨' 스케줄을 가장 우선으로 놓고 정리한다"고 말했을 정도. 그러한 의리는 팬덤을 더욱 공고히 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이제는 라미란 없는 '막돼먹은 영애씨'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라미란의 활약은 이어진다. 부장으로 승진은 했지만 후배에게 치이고 사장에게 쪼이는 워킹맘의 애환을 그려낼 예정이다.

이처럼 캐릭터에 최적화된 생활형 연기와 넘치는 끼로 승부하는 배우를 싫어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우리가 라미란의 열일을 반기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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