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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14, 김상만 감독) 이후 2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배우 유지태(40)는 확실히 달라졌다.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던 특유의 무게감은 사라지고 전보다 조금 가벼워진, 유들유들한 옆집의 '훈남' 아저씨(?)로 관객에게 한 걸음 다가온 것. 꽃중년으로 접어든 그는 이제 자랑스러운 아버지, 그리고 관객과 소통하는 대배우를 꿈꿨다.
휴먼 스포츠 영화 '스플릿'(최국희 감독, 오퍼스픽쳐스 제작)에서 볼링으로 망친 인생, 볼링으로 뒤집으려는, 볼링도박판의 국가대표 철종 역을 맡은 유지태.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통해 데뷔 18년 차, 변화의 기점의 선 자신의 행보와 앞으로의 지향점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굿 와이프'에서 완벽한 슈트핏, 냉철한 카리스마를 겸비한 '쓰랑꾼(쓰레기+사랑꾼)'으로 존재감을 드러낸바, 이번 '스플릿'에서는 정리되지 않은 지저분한 헤어, 후줄근한 의상, 넉살 가득한 볼링 도박꾼으로 변신해 관객을 찾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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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작가주의 영화에만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 관객과 소통의 절실함을 느꼈다는 유지태. 그는 "스스로 영화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해왔던 것 같다. 사실 영화는 상업적인 예술인데 너무 작가주의 영화에만 빠져있었던 것 같아 관객과 소통하지 못한 것 같다. 영화는 관객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영화로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지점을 알게 된 특별한 계기는 없지만 어느 순간 피부에 와 닿더라. 영화를 만들었을 때 관객이 없는 영화라면 일차적으로 큰 손실을 주는데 손실에 대한 책임감을 이제야 조금 갖게 된 것 같다. 배우의 느낌과 감성을 주장하는 것도 좋지만 관객과 소통할 줄도 알아야 배우와 영화, 그리고 관객이 공생할 수 있다. 물론 작가주의 영화도 필요하다. 상업영화와 작가영화의 차이를 알게 된 것이고 두 장르를 유연하게 받아들여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현재 촬영 중인 '꾼'(장창원 감독)도 그런 변화의 지점에서 선택하게 된 작품이다.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하고 특히 나는 이런 상업영화와 작가주의 영화 사이에서 밸런스를 잘 맞추고 싶다. 앞서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가 100억원을 들여 만든 작품이었다. 100% 국내 투자가 아니라 손실이 줄었지만 그래도 5만명의 관객밖에 들지 못해 타격이 컸다. 그때 소통의 부재를 많이 느꼈다. 테너라는 역할을 소화했다는 배우로서 성취감은 있지만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김상만 감독의 다음 행보가 힘들어지는 걸 바라보니 괴롭더라. 확실히 상업영화는 관객과 소통이 중요하고 그에 맞는 기능을 뒷받침해야 하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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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날 아들(2, 유수인)이 컸을 때 가장 보여주고 싶은 작품이기도 한 '올드보이'. 유지태의 '올드보이' 사랑은, 자부심은 실로 대단했다. "아들이 올해 세 살인데 만약 지금 '올드보이'가 보고 싶다고 하면 보여주고 싶을만큼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세상은 넓게 봐야 하는 법"이라며 웃었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누구보다 많다는 그는 훌륭한 감독, 훌륭한 상대 배우를 많이 만난 덕분에 지금의 자신이 있었다고 답했다. 18년간 '복 받은 배우'였음을 감사했고 앞으로도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한편, '스플릿'은 과거 볼링계 전설이었지만 불운의 사고를 겪은 뒤 도박 볼링판 선수로 뛰게 된 남자가 볼링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소년을 만난 후 변화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유지태, 이정현, 이다윗, 정성화 등이 가세했다. 최국희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으로 오는 10일에서 하루 앞당긴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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