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비'첫방①] '쇼핑왕처럼...' 최약체 반란 일으킬까

기사입력 2016-11-16 10:52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새 수목극 '오 마이 금비'는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까.

'오 마이 금비'가 16일 시청자와 만난다. '오 마이 금비'는 아동 치매에 걸린 딸과 그 딸을 보살피는 평범한 아빠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현재 수목극 약체로 분류되고 있다.

일단 경쟁작이 강하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SBS 수목극 '푸른 바다의 전설'은 전지현과 이민호라는 한류스타를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또 SBS '별에서 온 그대'로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박지은 작가와 '온에어' '추적자 THE CHASER' '주군의 태양' 등을 연출한 진혁PD가 의기투합해 퀄리티를 기대하게 만든다. MBC 수목극 '역도요정 김복주'는 이성경 남주혁 등 청춘스타들을 기용한데다 전작인 '쇼핑왕 루이'가 수목극 1위로 막을 내렸기 때문에 후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오 마이 금비'는 아역 배우 허정은에게 상당한 부분을 기대고 있는 모양새다. 드라마 자체가 니만파크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아이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베테랑 배우인 오지호와 박진희가 지원 사격을 한다고는 하지만 사실 아역 배우의 인지도를 다른 작품의 캐스팅에 비교하기는 어렵다. 소재도 쉽지 않다. 아동 희귀병이라는 다소 어둡고 무거운 주제가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는 미지수다.


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하지만 '오 마이 금비'를 약체로 분류하기는 이르다.

앞서 수목극 최약체로 분류됐던 '쇼핑왕 루이'의 사례를 떠올려보면 그 이유가 나온다. '쇼핑왕 루이'는 분명한 클리셰 드라마였다. 재벌과 평범한 여자의 사랑, 기억상실증, 유산을 두고 벌어지는 암투와 음모, 삼각관계 등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은 클리셰들이 드라마에 녹아있었다. 그러나 작품은 B급 코드로 클리셰를 유쾌하게 비틀어 신선함을 느끼게 했다. 여기에 배우들의 호연까지 더해지며 수목극 꼴찌에서 1위까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오 마이 금비'도 이와 유사한 형상을 보인다. '오 마이 금비' 역시 상당히 클리셰가 많은 작품이다. 희귀병에 걸린 아이와 그를 돌보는 아빠의 부성애는 수많은 영화에서 봐왔던 설정이다. 그러나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독특하다. 작품은 뻔한 신파를 거부한다. 행복을 잡은 순간 희귀병이라는 큰 벽을 만난 이들이 소중한 추억을 잊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냈다. 그렇다고 마냥 가볍지만도 않다. 어딘가 결핍이 있는 사람들이 만나 서로 마음을 치유해주고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모습은 각박한 현실에 지친 이들에게 따스한 위로를 전할 전망이다. 의외성도 있다. 치매 증세로 백지 상태가 된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과 어른들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증을 자극하는 것이다. 또 '쇼핑왕 루이'처럼 '오 마이 금비' 역시 공모전 우수상 수상작인 만큼 신선한 아이디어가 기대된다.


쉽지 않은 작품인 만큼 내공 있는 제작진과 배우들이 모이기도 했다. '오 마이 금비'는 '아이리스', '신데렐라 언니' 등을 연출한 김영조PD와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짝퉁 패밀리' 등을 만든 안준용PD가 공동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오지호 박진희 오윤아 이지훈 등이 합류했다.


어설픈 사기꾼 모휘철 역을 맡은 오지호는 그동안 보여줬던 코믹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는 한편 처음 만난 딸에게 진한 부성을 느끼는 아버지의 마음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박진희는 가족의 죽음으로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고강희 캐릭터로 섬세한 감성 연기를 펼쳐낼 예정이다. 오윤아는 철없고 대책없이 살았지만 조금씩 성장하게 되는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다. 특히 이지훈은 생애 첫 악역 연기에 도전, 관심을 끌고 있다.

과연 '오 마이 금비'는 '쇼핑왕 루이'처럼 반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작품은 1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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