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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전지현이 또 한 번 리즈갱신에, 전성기 새로 고침에 성공했다.
지난 16일 오후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푸른바다의 전설'(박지은 극본, 진혁 연출) 1회에서 전지현은 멸종 직전, 지구 상의 마지막 인어 심청으로 변신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백성들은 돌덩이에 몸이 박힌 심청을 우연히 발견했고 이는 곧 대감 양씨(성동일)의 손아귀에 돌아갔다. 풍문으로만 듣던 신비로운 인어에 현혹당한 양씨는 심청을 죽여 기름을 짜내고 이를 팔아 이윤을 챙기려는 탐욕을 부렸다. 아무리 오래 둬도 상하지 않고 풍미가 기가 막힌 인어 기름은 부르는 게 값이라는 것. 비록 인간의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는 심청이었지만 왠지 모를 불안감에 휩싸였다. 양씨의 탐욕을 지켜보던 담령(이민호)은 불안에 떠는 심청과 눈이 마주쳤고 마치 홀린 듯 양씨로부터 심청을 빼내 바다로 돌려줬다. 마치 한편의 동화 같던 두 사람의 아름다운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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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떠나 지중해 바다로 온 심첨. 몇 남지 않은 인어들과 유유자적 헤엄을 치던 그는 깊은 바닷속에서 '담령'이라는 한자가 새겨진 옥 팔찌를 주웠고 또 한 번 폭풍우에 떠밀려 뭍으로 떠밀려온 것. 418년 전 그날과 마찬가지였지만 조금 달라진 건 몸이 마르면서 생긴 심청의 다리와 자신을 구해준 담령과 비슷하지만 달라진 허준재(이민호)였다. 허준재를 따라 그의 호텔로 들어간 심청은 폭주하듯 인간의 음식을 해치웠고 허준재의 옷장에 들어가 옷을 꺼내입어 웃음을 자아냈다. 인기척에 놀라 눈을 뜬 허준재는 엉망이 된 집안을 샅샅이 뒤져 도둑을 잡으려고 했고 드레스룸에서 입가에 크림을 잔뜩 묻히고 옷걸이에 걸린 채 자신을 경계하는 심청을 발견했다.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허준재를 바라보던 심청은 위협을 가하는 허준재를 가공할만한 발차기로 제압했지만 손톱만 한 젤리에 현혹돼 꼼짝없이 잡혔고 곧이어 신고를 받고 온 경찰에 의해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심청의 팔찌가 탐났던 허준재에 의해 구치소를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이후 방문한 백화점에서도 심청의 백치미는 멈추지 않았다.
인간 세상을 처음 접한 심청에겐 모든 게 신기하고 새로웠다. 경찰서에 있는 갑티슈 하나에 "으허헝"이라며 '빙구 웃음'을 터트리기도 했고 허준재가 사준 신발을 귀에 꽂는, 스파게티와 초콜릿 케이크를 무섭게 먹어치우는 '엽기적인 그녀'가 됐다. 하지만 반대로 5살 소녀처럼 맑고 깨끗한, 순진한 모습도 함께 선보여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얼굴보다 큰 사탕을 가진 뒤 행복해하고 허준재의 "기다려"라는 말 한마디에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애처로운 모습 등 우리가 몰랐던 전지현의 모습이 '푸른바다의 전설'에 모두 녹여진 것. 무엇보다 이날 방송에서 전지현은 대사 한마디 없이 눈빛과 액팅 연기로만 심청의 감정을 전달해야 했는데 어느 것 하나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리얼하게 전달돼 다시 한번 '미친 연기'를 인정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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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영화 '도둑들' SBS '별에서 온 그대' '푸른바다의 전설' 스틸 및 화면 캡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