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바닥까지 고개숙인 SNL, 위축되면 '더 큰 위기' 온다

기사입력 2016-11-29 09:12



[박현택 기자] 'SNL'은 크루와 호스트간 호흡이 생명이다.

크루는 수많은 시즌을 겪어오며 'SNL'만의 코드와 분위기에 적응이 되어있지만, 호스트들은 다르다. 때문에 양측은 일종의 '상견례'처럼 먼저 반가운 인사를 나누고 한쪽의 긴장을 덜어주며 수위를 서로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데, '거리를 좁히고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좋은 취지에서 시작된 이 의식이 도를 지나쳐 질타를 받았다. 책임을 통감하는 크루와 제작진, 지나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의도를 감안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

28일 오후, 이세영의 사과문 공개 후 'SNL8' 제작진은 오후 7시 30분, 공식 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올렸다. 이번 논란이 이세영만의 잘못이 아닌 프로그램 전체의 책임이라고 판단한 것. 제작진은 먼저 해당 영상에 대해 "사전 공연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모임"이었다며 "시즌1첫 회부터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으며 간단한 호스트 소개와 환영의 박수,호스트 소감발표,단체 파이팅으로 진행된다"고 적었다.


이어 "사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생방송으로 연기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단히 긴장을 한다"며 "제작진은 이들의 긴장감을 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 크루들이 동료 연예인의 입장에서 열렬히 환영을 해주는 자리를 만들어 왔다. 웃음도 유발하고 화이팅도 외치면서 긴장도 풀고 생방송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됐다"라고 적었다.

영상 속 상황에 대한 해명이 있었지만, 잘못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제작진은 이어 "최근 자리에서 일부 크루들이 과도하게 짓궂은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지나쳐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다"며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한 "금번 사건은 이세영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도록 문제점을 즉시 개선하지 못한 점, 또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 가장 큰 책임은 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섰다.


제작진은 마지막으로 "근본부터 고민하여, 다시는 이런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밝혔다. 독하고 짓궂으며 '19금' 코드를 가진 'SNL', 고개숙였지만 위축되면 거기서 끝, 가장 중요한 정체성과 차별성을 잃는다. 재탄생마저 예고한 'SNL'이 사죄를 거쳐 다시 'SNL'에서만 가능했던 웃음들을 다시 생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최근 'SNL 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된 B1A4 캐스팅 비화 영상에서는 이세영을 비롯한 크루들이 멤버들의 신체부위를 만지는 듯한 행동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제작진 사과 전문. ssalek@sportschosun.com

<제작진 사과 전문>


안녕하십니까 SNL 제작진입니다.

먼저 snl코리아에 관심과 사랑을 주신 시청자분들과 B1A4?팬 여러분,그리고 이와 관련해 불편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깊은 진심의 마음을 담아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그 어떤 변명도 상처 받으신 분들의 마음을 누그러뜨리진 못하겠으나 문제가 되었던 영상 속 배경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합니다.

해당 영상은 사전 공연을 앞두고 호스트의 사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모임이었습니다.이는 시즌1첫 회부터 단 한차례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으며 간단한 호스트 소개와 환영의 박수,호스트 소감발표,단체 파이팅으로 진행됩니다.사실 대부분의 호스트들은 생방송으로 연기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대단히 긴장을 합니다. 저희 제작진은 이들의 긴장감을 덜고 자신감을 북돋아주기 위해 크루들이 동료 연예인의 입장에서 열렬히 환영을 해주는 자리를 만들어 왔습니다.웃음도 유발하고 화이팅도 외치면서 긴장도 풀고 생방송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자리에서 일부 크루들이 과도하게 짓궂은 행동을 했고 그 정도가 지나쳐 많은 분들께 불쾌감을 드렸습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금번 사건은 이세영 개인의 잘못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하도록 문제점을 즉시 개선하지 못한 점, 또 문제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이라는 공적인 공간에 노출한 점 등 가장 큰 책임은 저희?snl?제작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근본부터 고민하여 다시는 이런 유사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프로그램으로 다시 태어나겠습니다.다시 한번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립니다.

'왜 사냐건 웃지요'...핵꿀잼 '펀펌' [스포츠조선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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