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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배우 이상윤을 떠올리면 어딘지 모르게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져 온다. 서글서글한 눈웃음, 낮고 깊은 목소리를 지닌 세상에 없는 그런 '따도남'. 어설픔도, 잘못도 다 품어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남자 말이다. 브라운관을 통해 이상윤은 늘 대중에게 그런 세상에 없는 남자의 모습을 제대로 구현해냈고 그것은 이상윤의 최고의 매력이자 장점으로 남게 됐다.
"'공항가는 길'은 개인적으로는 다소 벅찼어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영역 이상의 좋은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버겁게 소화를 했죠. 드라마는 잘 됐지만 개인적로는 저의 부족함을 더 많이 느낄 수 있어 아쉬움이 남기도 해요. 분명 연기 공부를 넘어 인생 공부도 됐던 그런 작품이었죠."
이상윤은 서도우라는 이상적이고 어쩌면 완벽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남자를 표현하기 위해 '순수함'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세웠다. "처음부터 무조건 갖고가자 생각했던 건 '순수함'이었어요. 극 중에도 그런 설명이 나오지만 서도우는 조금은 이상적인, 세상과는 동떨어진 인물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계산되거나 목적성 있는, 지저분한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정말 소년이나 어린아이같이 순간에 따라 이 사람이 좋으면 좋다고 얘기하고 또 위로 받는 그런 순수함을 지닌 인물로 표현하려 했죠. 처음엔 서로가 인간이었지만 뒤로 갈수록 그게 점점 남자와 여자의 사랑 쪽으로 조금씩 변해 갔잖아요.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또 생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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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케미로 '공항가는 길'은 실제 일과 가정 사이 고민이 많은 30, 40대는 물론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다.그 중심에서 서도우는 가사에, 육아에 일에 지친 이들의 고된 하루를 위로했다. 세상 여자들이 꿈꾸는 그런 남자. 이상윤에게 같은 남자가 봤을 때 서도우와 같은 남자 실제 존재하느냐라는 근원적이고도 철학적인(?) 질문을 던졌다. 곰곰이 생각하던 이상윤은 "없을 것 같은데.."하고 말끝을 흐렸다.
"제가 맡았던 역할들 중에 여성분들이 좋아해주셨던 역이 크게 보면 '내딸 서영이' 그리고 '두번째 스무살', '엔젤아이즈' 등이에요. 근데 개인적으로는 '내딸 서영이'의 강우재와 서도우 같은 사람은 존재하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두번째 스무살'의 차현석도 쉽게 있을 법하진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더 현실적인데. 서도우는…이상적인 면이 정말 많이 있죠.(웃음)"
서도우와 이상윤의 교집합은 "자연스러운"데 있다. "글쎄요. 뭐랄까 편하게 있으려는 느낌 정도, 자연스러운 느낌 정도? 그 이외에는 그 사람의 어떤 포용하는 정도랑 생각하는 깊이 이런 것들은 따라갈 수가 없더라고요. 쉽지 않아요 정말. 극중에서 대사로도 나오지만, 어머니의 영향으로 사람이 정도 많고요. 실제 제가 따라가기에는 벅찬 인물이었죠."
생각보다 서도우와는 닮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상윤. 그렇다면 이상윤은 실제로는 어떤 남자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더니 호탕하게 웃는 그는 "사실 그렇게 아주 세심하거나, 그런 편은 못 되는 것 같아요. 좀 투박하고. 또 부지런하다기보다는 게으른 편에가깝고. 제가 보여드린 극중 이미지와는 살짝 반대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하하"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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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번 작품 촬영을 하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들으며 의아했던 부분이 있어요. 많은 여성분들이 최수아라는 인물에 지극히 공감하고, 또 눈물을 흘린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제가 친한 형들 역시 형수가 너무 잘 보고 있다고. 근데 수아는 힘든 결혼 생활을 해가는 인물인데, 이 사람을 공감한다는 거면 실제 삶이 그런 건가? 아니면 이 얘기가 공감 될 만한 스토리에다 김하늘 선배의 연기가 너무 좋다 보니 그런 건가 싶더라고요. 정답은 감독님이 인터뷰를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사실 이 드라마의 메시지는 '그래서 헤어지자'라는게 아니라 '있을 때 잘하자'는 거, 정말 그건 것 같아요. 이 얘기는 하나의 작품이고, 그냥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번 아름답게 다뤄 본거죠. 실제로 힘든 상황에 처한 분들도 있고 또 아닌 분들도 있겠지만, 그저 지금 하는 일 최선을 다하시고 옆에 계신 분들과 함께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도우는 세상에 없습니다. 진짜로. 도우는 세상에 없어요!(웃음)"
<[출장토크③]로 이어집니다>
gina1004@sportschosun.com, 사진=양지윤 기자 yangjiyo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