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뭣이 중헌디 말입니다" 2016년 강타한 유행어 5

기사입력 2016-12-20 15:0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예상치 못한 순간 터진 의외의 말, 특별하지 않지만 자기 전 문득 떠오른 강렬한 대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영화를 비롯해 드라마, 예능까지 두루두루 사랑받은 2016년 유행어. 올해 가장 사랑받은 유행어는 무엇일까?


"꽃길만 걷자"

올해 1월 22일 첫 방송 돼 지난 4월 1일 종영한 Mnet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국내 46개 기획사에서 모인 101명의 여자 연습생들이 참가한 초대형 프로젝트로 대중이 국민 프로듀서가 돼 데뷔 멤버들을 발탁하고 콘셉트와 데뷔곡, 그룹명을 정하는 걸그룹 육성 프로그램이다. 아이돌 입문반인 연습생 101명을 대상으로 유닛 걸그룹을 만들어간 '프로듀스 101'은 방송 직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특히 '프로듀스 101'에서 전소미와 함께 투톱으로 인기를 얻은 김세정은 첫 번째 순위 발표식이 있던 '프로듀스 101' 5회에서 총 55만9694표로 1위를 차지하며 센터로 등극했다. 당시 김세정은 "엄마, 오빠 우리 셋이서 바닥부터 살아왔는데 이제 꽃길만 걷게 해주겠다. 힘든 분들 많을 텐데 나를 보면서 힘내시고 꽃길만 걷길 바란다"며 소감을 전해 화제를 모았고 이 소감은 이후 "꽃길만 걷자"라는 유행어로 번지며 올해 방송가를 뜨겁게 달궜다.


"~하지 말입니다"

지난 2월 24일 첫 방송을 시작해 4월 14일 종영한 KBS2 드라마 '태양의 후예'(김은숙·김원석 극본, 이응복·백상훈 연출).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과 의사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낸 휴먼 멜로 드라마로 국내 드라마 최초 한·중 동시 방영을 시도, 양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배우들의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무엇보다 시청자를 사로잡은 대목은 김은숙 작가의 전매특허 차진 대사. 매회 유행어 대사를 낳은 '태양의 후예'지만 지금까지 여운이 남는 대사는 태백부대 소속 모우루중대 중대장이자 알파팀 팀장인 유시진(송중기) 대위와 그의 후임 서대영(진구) 상사의 "~하지 말입니다". 말끝마다 놓지 않았던 두 사람의 "~하지 말입니다"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다, ~나, ~까' 말투를 따온 대사.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자리 잡았다.


"뭣이 중헌디"


낯선 외지인(쿠니무라 준)이 곡성의 한 마을에 찾아오면서 의문의 연쇄 사건과 사고가 벌어지고 경찰 종구(곽도원)가 이 사건을 해결에 나서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가는 소문과 의심에 사로잡히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곡성'(나홍진 감독, 사이드미러·폭스 인터내셔널 프러덕션 제작).

지난 5월 12일 개봉해 무려 687만8091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곡성'은 곽도원, 황정민, 쿠니무라 준 등 명배우들의 열연과 나홍진 감독의 치밀하고 충격적인 연출력이 관객을 현혹했지만 무엇보다 종구의 딸 효진 역을 맡은 아역 김환희의 '신들린' 연기가 흥행을 견인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극 중 효진은 기이한 증상을 보이며 고통을 호소했고 이를 걱정하던 아버지 종구를 향해 "뭣이 중헌지도 모르고, 뭣이 중헌디!"라며 발악했다. 섬뜩하리만큼 강렬한 이 대사는 이후 많은 예능프로그램에서 패러디가 돼 인기를 끌었다.


"나 심심하다, 진짜!"

오해영(서현진·전혜빈)이라는 동명이인의 두 여자와 그들 사이에서 미래를 보기 시작한 남자 박도경(에릭)이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면서 펼치는 로맨스를 그린 tvN 드라마 '또 오해영'(박해영 극본, 송현욱 연출). 지난 5월 2일 방송해 매회 시청률을 경신, 종영인 6월 28일 9.9%라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명품 로코, 인생 로코다.

주인공 오해영 역을 소화한 서현진은 흙 같은 인생을 사는 오해영을 코믹하면서 리얼하게 표현해 여성 시청자의 공감을 받았다. 무엇보다 오해영을 내 모습, 혹은 내 친구의 모습처럼 느껴질 정도로 완벽한 '현실 연기'를 자아내 호평을 얻었다. 특히 지난 5월 16일 방송된 '또 오해영' 5회에서는 박도경을 그리워하는 오해영의 독백이 시청자를 뭉클하게 만들었다. 홀로 집에 돌아와 비어있는 박도경의 방을 바라본 오해영은 "나 생각해서 일찍 일찍 좀 다녀주라. 사랑은 바라지도 않는다. 나 심심하다, 진짜!"라며 애처로운 진심을 토해낸 것. 이후 "나 심심하다, 진짜!"라는 대사는 많은 썸남썸녀에게 이용되며 유행을 일으켰다.


"히트다, 히트!"

무더웠던 여름, 그럼에도 웃을 수 있었던 건 역시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활약 때문이 아닐까. 올해도 어김없이 수많은 유행어를 양산한 '무한도전' 멤버들. 특히 지난 6월 18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취소된 미국행을 대처하기 위해 국내로 미리 여름휴가를 떠나던 중 터진 "히트다, 히트!"가 올여름 방송가를 강타했다.

"우리처럼 LA 가다 계곡 가는 사람이 있을까?"라며 허탈한 웃을을 짓는 정준하를 향해 박명수는 "이건 '세계의 히트'에 나와야 한다"며 응수했고 여기에 하하가 "숙부께서 맨날 뭐만 하면 '야, 히트다. 히트'라고 한다"며 받아치는 게 시초가 됐다. 이후 "히트다, 히트!"는 입에 착착 감기는 유행어로 대 히트가 됐고 하하와 박명수가 서로 원조임을 주장해 웃음을 자아냈다. 결국 '무한도전'은 한 달 뒤인 7월 23일, 두 사람의 주장에 분쟁조정위원회를 열어 유행어의 창작자를 가리게 됐는데 오래전부터 보편적으로 사용되어왔던 유행어임을 입증하며 "히트다, 히트!"에 대한 원조 논란을 종결지었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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