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푸른바다' 전지현♥이민호, 어떻게 '제3의 전성기' 만들었나

기사입력 2016-12-23 10:14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전지현과 이민호가 제3의 전성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지현은 데뷔와 동시에 스타 반열에 올랐던 케이스다. 1998년 SBS '내 마음을 뺏어봐'에 출연, 연기대상에서 신인연기자상을 받았다. 1999년 스크린 데뷔작 '화이트 발렌타인'으로는 백상예술대상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또 삼성전자 마이젯 프린터 광고에서 현란한 테크노 댄스를 선보이며 CF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그의 진짜 전성기는 영화 '엽기적인 그녀'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엽기적인 그녀'에서 상상초월 엽기녀를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로코 연기의 획을 그었고, 한국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엽기적인 그녀' 신드롬을 불러왔다.

이후로는 흥행 성적이 좋았던 편은 아니다. 영화 '4인용 식탁',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데이지', '슈퍼맨이었던 사나이', '블러드 더 라스트 뱀파이어', '설화와 비밀의 부채' 등이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이에 전지현을 CF 스타로 치부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그런 그가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것은 영화 '도둑들'에서 예니콜 역을 맡으면서부터다. 물 오른 미모와 연기력에 대중은 환호했고 8년 만에 1000만 영화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2013년 SBS '별에서 온 그대'로 방점을 찍었다. 반전 이미지의 톱스타 천송이 캐릭터를 미치도록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15년 만의 드라마 복귀라는 게 무색할 정도의 신드롬을 만들어냈다. 이에 생애 최초로 연기 대상을 받아내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이민호는 전지현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2004년 KBS '반올림'으로 데뷔한 뒤 EBS '비밀의 교정', KBS2 '달려라 고등어' '아이엠샘' 등에 출연했지만 크게 주목받진 못했다. 그러다 2009년 KBS2 '꽃보다 남자'에서 구준표 역을 맡으며 인생이 달라졌다. 츤데레 재벌 2세 구준표 캐릭터를 맛깔나게 살려내며 순식간에 톱스타 반열에 등극한 것.

이후 SBS '시티헌터'와 '신의'의 부진으로 주춤했지만 2013년 SBS '상속자들'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구준표의 연장선상이라 할 수 있는 김탄 역을 맡았지만 이전보다 성숙해진 연기력을 선보이며 한류스타로 도약했다.


이렇게 국내외에서 독보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최근엔 SBS 수목극 '푸른바다의 전설'을 통해 여느 때보다 더 큰 관심을 불러모으며 또다른 전성기를 구축하는 듯 하다.


방송 전 이들의 캐스팅 소식이 들렸을 때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렸던 게 사실이다. 톱스타가 아닌 인어라는 설정의 차이만 있을 뿐 천송이 캐릭터와 인어 심청 캐릭터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는데 전지현이 어떻게 기시감을 지워낼지, 츤데레 재벌2세 캐릭터가 아닌 지적인 사기꾼 캐릭터를 이민호가 제대로 소화할 것인지가 우려 요소로 꼽혔다.



그러나 전지현과 이민호는 단언컨대 최적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전지현은 손으로 파스타를 집어먹거나 수조 안 물고기와 싸우려 드는 등 황당하고 유치한 인어의 인간 세상 적응기를 사랑스럽고 유쾌하게 그려낸다. 망가지는 연기가 필요할 땐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확실히 몸 개그를 보여주는 전지현의 몰입력이 또한번 빛을 발한 셈이다. 그런가하면 어떠한 일을 겪어도 허준재(이민호)만을 바라보는 순수한 인어의 사랑법으로 이민호와의 케미를 한껏 끌어올렸다. 여기에 이민호는 까칠한 사기꾼이 아닌, 직진 로맨스남의 정석을 보여주며 시너지를 낸다.


22일 방송분이 대표적인 예다. 허준재는 인어 심청(전지현)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됐고, 그의 생각을 읽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허준재가 진심으로 자신을 좋아하는 건지 알고 싶어하는 심청에게 다가가 손을 포개고 이마에 뽀뽀를 하고 진한 키스를 하며 시청자를 설레게 했다.

심지어 비주얼 케미도 좋다. 전지현은 아이 엄마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늘씬한 몸매와 우월한 미모를 뽐낸다. 이민호 역시 한층 날렵해진 모습으로 멘사 회원 출신 허준재의 지적이고 시크한 이미지를 구현해내고 있다.



'푸른바다의 전설'은 방송 전부터 '별에서 온 그대' 박지은 작가의 신작이라는 점, 전지현과 이민호가 캐스팅 됐다는 점, SBS 간판PD인 진혁PD가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 등에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하지만 '푸른바다의 전설'은 전지현과 이민호의 열연에 힘입어 이러한 징크스에서는 완전히 벗어난 듯하다. 속세의 때가 묻지 않은 인어의 순수한 시각에서 아름다우면서도 추악한 인간 세상의 아이러니를 그려내는 한편, 인어와 사기꾼의 순수 직진 로맨스까지 더해 설렘 지수를 한껏 높이고 있다.

덕분에 '푸른바다의 전설'은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12회 연속 수목극 왕좌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앞으로 남은 8회 동안 전지현과 이민호가 또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