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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충무로 유망주'로 떠오른 무서운 신예 김태용(29) 감독. 그가 말한 파격의 '여교사'는 어떤 의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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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용 감독은 "충무로 기대주로 떠오르면서 많은 배우에게 출연 요청이 들어오지 않나?"라는 본지의 질문에 "생각보다 없었다. 사실 '여교사' 캐스팅도 쉽지는 않았다. '청룡영화상'을 받은 후 좋은 배우들에게 러브콜이 들어올 줄 알았는데 단 한 명도 없어 충격이었다. 상과 캐스팅은 별개의 문제였다. 아마 '여교사'가 흥행에 성공해야 배우들이 내게 관심을 가져줄 것 같다"고 농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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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는 '거인'을 끝낸 뒤 곧바로 준비해 만든 작품이에요. 다들 좀 더 큰 버짓의 대중성이 짙은 상업영화를 하길 원했지만 그보다 감독으로서 제 색깔을 한 번 더 보여주고 싶었어요. 큰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조급함은 처음부터 없었죠. 장르적인 이야기보다는 캐릭터에 접근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은 게 제 연출론인데 '거인'도 '여교사'도 그런 지점에서 만족감을 줬어요. 특히 '여교사'는 배우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어 감독으로서 너무나 뿌듯한 작품이죠. 제가 보여주고 싶은 캐릭터를 대중이 공감하고 이해해준다는 것만으로 이 영화는 성공한 셈이죠. 하하."
금단의 이야기, 치정 소재 때문에 개봉 전 논란이 되기도 했던 '여교사'. 교단 비판, 선생과 제자의 불륜이라는 오해를 낳기도 했지만 정작 뚜껑을 연 '여교사'의 이야기는 오해를 일으켰던 지점과 사뭇 달랐다. 살기 위해 발버둥 치는 직장 여성,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진 한 인간의 자화상을 그린 작품이었다. 우려했던 논란은 기우에 불과했던 것. 김태용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걱정은 컸지만 진심은 통한다는 진리를 믿고 끝까지 밀어붙였다고.
"걱정, 당연히 있었지만 '여교사' 예고편이 공개되고 나서 기우로 바뀌었어요. 관객도 선정적인 치정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된 거죠. 새로운 여성 캐릭터의 등장, 그리고 한 번쯤 느껴봄 직한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거죠.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것도 최근에 불거진 사회문제들을 보면서죠. 피의자들의 충동이 대게 자존감 하락에서 온 결과였거든요. 일상에서 우리가 느끼는 모멸감과 스트레스가 쌓여서 분노로 변질한 상황인데, 이런 이야기를 영화적으로 풀고 싶었어요. 물론 '내부자들'(15, 우민호 감독)이나 '더 킹'(17, 한재림 감독) 같은 큰 버짓의 영화로 풀기도 하지만 '여교사'처럼 작고 소소한 이야기로도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는 화두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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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태용 감독은 '여교사'를 처음 만들 때부터 김하늘의 '멜로퀸' 이미지와 이원근의 '하이틴 스타' 이미지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 그는 "김하늘과 이원근 모두 대중에게 많이 소비된 모습이 있지 않나. 영화의 세세한 면모는 이런 두 사람의 이미지를 이용해 관객을 안심시키려고 했고 후반께 등장하는 영화의 큰 그림에서 이미지와 정반대의 모습으로 반전을 주고 싶었다. 그래서 기존의 가진 김하늘과 이원근의 이미지를 깨고 싶었다. 이 점에 있어 두 사람 모두 성실하게 소화해 성공시킨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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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영화 '여교사' 스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