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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진심을 담은 연기가 통했다.
모델로 승승장구하던 이성경은 지난 2014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SBS '괜찮아, 사랑이야'를 통해 연기자로 다시 태어났다. 이후 '연기자'로서의 이성경의 행보는 거침없었다. 첫 데뷔부터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서 조연으로 시작했던 그는 이후 바로 주연 자리를 꿰차기 시작해 3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무려 4편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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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방송 이후 분위기는 반전됐다. 평생 역도만 알고 살아오다 처음 사랑에 빠진 스물한 살 역도선수의 생경하면서도 풋풋한 첫사랑을 물오른 연기력으로 표현해 냈다. 첫사랑 상대 앞에서 쑥쓰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이성경의 표정에는 우리가 잊고 있었던 첫사랑의 풋풋함이 그대로 녹아있었다. 역도선수 역할답게 육체적 열연도 아끼지 않았다. 커다란 타이어를 끌고 운동장을 질주하고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리며 '미스캐스팅 논란'을 말끔히 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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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연기적으로 경험이 많거나 연륜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남다른 스킬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연기를 시작한 이후 제가 가장 첫 번째로 생각하는 건 바로 '진심'이예요. '치즈인더트랩' 백인하를 연기했을 때도 마찬가지 였구요.
인하를 연기할 때는 감독님과 상의해서 최대한 컨셉슈얼(conceptua)한 캐릭터로 만들었어요. 드라마의 반 이상이 넘도록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안되고 자꾸 인하의 컨셉슈얼한 모습만 강조되는 시청자분들 입장에서는 답답하셨을 것 같아요. 인하의 이야야기도 안그려지고 편집점도 많이 변경돼 의도와 다르게 그려진 부분도 있어요. 하지만 제가 좀더 경험이 있고 스킬이 있었다면 그 부분을 스스로 잘 조절하고 표현했을 텐데, 제가 부족해서 그러지 못했던 것 같아요. 연기자는 연기 때문에 혼날 때 가장 마음 아픈 일이라는 걸 그때 느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제 캐릭터에 대한 책임감과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는 걸 알려준 감사한 순간이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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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분들이 쉽게 공감하실 수 있는 아주 평범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사실 평범한 인물을 연기해보진 못한 것 같아요. 남다른 사연을 지닌 여고생 백인하('치즈인더트랩'), 어두운 마음을 지닌 31살의 의사 진서우('닥터스'), 21살의 역도 체대생 복주('역도요정 김복주')까지, 사실 조금씩 특별한 친구들이었잖아요. 평범히 직장을 다니는 아주 보통의 여성, 가족간의 사랑을 다루는 작품 등을 연기하고 싶어요."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