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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아모개(김상중 분)가 뒷짐을 지고 거닐자 익화리 저잣거리가 바다 갈라지듯 열렸다. 거리를 메우던 사람들은 존경과 두려움을 담아 "큰어르신 큰어르신"하며 허리를 접었다.
여지없이 김상중의 연기는 눈부셨다. 눈물, 콧물을 쏟으며 기득권을 향한 분노와 울분을 토해냈던 김상중은 표정을 싹 바꿔 능글맞은 웃음을 장착한 채로 수완 좋은 장사꾼으로 변신했다. 큰어르신이 되고나서는 씨종 출신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근엄과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데뷔한 지 27년이 된 이 대배우는 해적들에게 뒷돈을 쥐어 줄 때는 능구렁이처럼 웃으면서, 동료들과 수준 이하의 주먹다짐을 하다가는 코피를 삐죽 흘리면서, 또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 추위와 물을 제일 싫어한다는 김상중은 한겨울에 물에 몸을 던지며 조선의 돈 꼴레오네, 대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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