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김과장'이 명품 오피스 드라마의 계보를 잇고 있다.
'김과장'에서 그려지는 분식 회계 등 대기업 내부의 검은 비리에 대한 이야기와 국정농단 사태를 야기한 핵심 인물인 '문고리 3인방'을 연상케 하는 대기업 TQ그룹의 실세 '도어락 3인방' 등의 설정은 현 시국과 묘하게 맞물리면서 시청자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
반면 남상미가 연기하는 카리스마와 리더십까지 고루 겸비한 TQ그룹 경리부 대리 윤하경이란 캐릭터는 불의에 맞서 상사에게 거침없는 말을 퍼부으며 정의감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줬다."부장님이 괜한 걸로 트집만 안 잡으시면 저도 개길 일 없는데요"라고 매서운 직구 발언 등이 그러했다.
|
또한 직장 생활과 인생을 '바둑'과 비유한 명대사도 쏟아졌다. "바둑에 이런 말이 있어. 미생. 완생. 우리는 다 미생이야"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바둑이 있다. 바둑판 위에 의미 없는 돌이란 없다" 등의 대사는 직장인에게 깊은 공감과 위로를 안겼다.
'미생' 이전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오피스 드라마로 꼽히던 작품은 지난 2013년 방송된 KBS2 '직장의 신'(연출 전창근·노상훈, 극본 윤난중)이다. 일본 드라마 '파견의 품격'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원작보다 더 뛰어난 리메이크작으로 꼽힌다.
|
무엇보다 미스김 역을 맡은 김혜수의 하드캐리가 인기의 중심에 있었다. 섹시하고 고혹적인 이미지의 김혜수는 자로 잰 듯한 각진 말투와 태도 등으로 이번 작품에서 그동안 한국 드라마에 없던 새로운 여주인공을 그려냈다. 탬버린 댄스부터 빨간 내복 댄스, 마트 행사 등 매회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찬사를 받았다. 김혜수는 이 작품으로 그 해 KBS 연기대상 명예의 '대상' 트로피를 손에 쥐기도 했다.
smlee0326@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