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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코트 차림의 김민희가 홀로 공원을 터덜터덜 걷다 말고 중년의 한 여성을 향해 큰절을 올린다.
홍상수 감독이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참석을 위해 15일 오전 출국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경쟁부문 초청작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자전적 내용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이 영화에서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 역은 김민희, 유부남 연인 명수 역은 정재영이 맡았다. 홍 감독의 전작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에서 각각 영화감독 함춘수와 화가 윤희정역으로 호흡을 맞추며 로카르노 영화제 대상을 수상한 이들이 재회했다. 이밖에 홍 감독의 전작에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배우 서영화 권해효 송선미 문성근 안재홍 박예주 등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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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의 사랑의 의미에 대한 질문은 홍상수 영화의 보편적인 테마다. 그러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잡힐듯 잡히지 않고 늘 손가락 틈새로 빠져나간다. 한국으로 돌아온 영희는 강릉 해변에서 옛 친구들을 만난다. 홍상수 영화에서 늘 그렇듯 함께 먹고 떠들고 마신다. 여전히 소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알코올의 취기를 빌어, 영희는 사람들에게 소리 지르고 욕하며 격한 분노를 표출한다. 대화는 걷잡을 수 없이 번지고, 현실과 진실 사이를 끊임없이 오간다. 결국 영희는 홀로 외로운 해변으로 떨어져나온다. 마치 자연 속에서만 오롯한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듯.'
한편 베를린영화제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16~19일까지 총 5회 상영된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16일 베를린 현지에서 열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시사회 및 기자회견에 나선다. 2008년 '밤과 낮',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에 이은 세번째 황금곰상 도전이다.
수상 여부 못지 않게 열애설 이후 처음으로 홍 감독과 김민희가 공식석상에 함께 나설지에도 뜨거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