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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준성(33) 감독이 '루시드 드림'에서 키플레이 활약을 한 배우 박유천(31)에 대해 남다른 신뢰를 드러냈다.
꿈을 꾸는 중에 꿈이라는 사실을 깨닫거나 처음부터 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꿈을 꾸는 사람이 꿈을 컨트롤하는 행위를 일컫는 자각몽. 김준성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로 스스로 자각한 채 꿈을 꾸는 현상인 자각몽을 소재로 한 '루시드 드림'으로 관객과 첫 만남을 가지게 됐다.
김준성 감독의 '루시드 드림'은 고수와 설경구, 강혜정, 박유천 등 충무로 명배우가 총출동한 것은 물론 신선한 발상과 과감한 도전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고 무엇보다 타인의 꿈을 접속한다는 설정이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10)과 유사해 한국판 '인셉션'으로 불리며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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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에 대해 김준성 감독은 "고수는 눈이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대부'의 알 파치노 눈빛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대호 캐릭터는 아들을 잃어버린 절박함을 표현해야 하는데 고수의 사슴 같은 눈이 딱 맞았다"며 "고수에게 후덕한 옆집 아저씨 같은 대호를 표현해 달라며 체중을 늘려달라 주문했고 이후 3년이 지난 대호를 표현하기 위해 일주일 만에 살을 빼달라고 부탁했다. 그때 '다이어트의 신(神)' 설경구 선배가 '어렵지 않다'고 농을 던졌는데 나는 그 말만 듣고 고수에게 고작 일주일이란 시간을 던져줬고 고수는 거짓말처럼 일주일 만에 감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이어트에 대해 무지했던 나였는데, 이후 스태프에게 들어보니 고수가 최소한의 허기만 채우고 금식을 했다고 하더라. 그 말을 듣고 '내가 정말 큰 죄를 저질렀구나' 싶었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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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루시드 드림'에서 꿈속에 나타난 의문의 남자 디스맨, 용현을 연기한 박유천은 어땠을까. 주인공 대호에게 중요한 키플레이어였던 용현. 이를 연기한 박유천은 파격적인 변신으로 눈길을 끈다. 김준성 감독은 "박유천이 '루시드 드림'에 합류했을 때 큰 영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해무'(14, 심성보 감독)로 국내 유수의 영화상을 휩쓸었고 배우로서 주가가 높을 때였다. 나와 제작진은 이런 박유천을 관객에게 깜짝 선물로 안기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수상한 그녀'(14, 황동혁 감독)에서 김수현이, '국제시장'(14, 윤제균 감독)에서 유노윤호가 깜짝 카메오로 화제를 모았는데 '루시드 드림'의 박유천도 그런 연장 선상의 효과를 얻길 바랐다. 하지만 너무 일찍 캐스팅이 공개돼 깜짝 선물이 되진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아이돌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박유천으로 편견이 사라졌다. 걱정과 달리 호흡과 눈빛, 모든 연기가 배우다웠다. 가수 박유천이 아닌 배우 박유천으로 빛을 내는 지점이 분명히 있더라"며 "물론 개봉을 앞두고 박유천 사건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영화에서 박유천이 보여준 지점이 좋았기 때문에 이런 논란으로 흔들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안타깝게도 시사회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지만 박유천도 나도 마음속으로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훗날 좋은 캐릭터, 좋은 작품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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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영화 '루시드 드림'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