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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영웅 기자] 걸그룹 전쟁터였던 2015년, 단연 눈에 띈 신인은 여자친구였다. 데뷔와 동시에 단숨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며 대세 걸그룹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아이돌 틈에서 여자친구의 성공은 꽤 상징적이다. 3부작으로 연결되는 소녀들의 캐릭터는 수줍은 첫 사랑의 감성, 꿈을 향해 가는 소녀, 반면 무대에는 힘이 실리면서 걸그룹 여자친구의 핵심 정체성을 잘 보여줬다. 이번 신곡 역시 그 소녀 이미지의 확장판이다. 삼촌 팬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대세 걸그룹들 사이에서 승리의 깃발을 꽂은 여자친구와 마주 앉았다.
예린은 노랗게 머리 색을 바꿨고 소원은 와인색, 엄지는 푸른 색으로 물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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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는 "이번엔 콘셉트가 다르다보니 새로 데뷔한 느낌이라서 이번에 정말 떨렸다. 너무 울렁거렸다. 물마시는데 체할 정도"라고 비유했다. 엄지는 "한 소녀에게도 다양한 모습이 있지 않나. 청순한 모습도 있지만 '이러한 모습도 있다!'를 표현하고 싶었다. 여자친구의 색깔, 범위를 넓히고 싶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6일 미니 4집 '디 어웨이크닝(THE AWAKENING)'을 발표한 여자친구의 타이틀곡 '핑거팁'은 음원, 음반, 뮤직비디오 조회수 등 분야에서 고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타이틀곡 '핑거팁'은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조종하는 당차고 주체적인 소녀들의 사랑방식을 표현한 곡으로, 펑키한 디스코 장르에 록 사운드를 가미한 댄스곡이다. '청순한 음악과 파워풀한 무대'란 기존 틀은 유지하면서도 비주얼면에서는 시크함을 덧입혔다. 멤버 모두가 20대가 된 것도 이미지 변신에 힘을 준 큰 이유다. 멤버 엄지와 신비가 올해 고등학생 딱지를 떼면서 전원이 성인의 나이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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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년에 신인상을 받고 매해마다 시상식에 서고 싶단 생각을 해요. 신기록과 타이틀에 대한 목표를 언급하기 보다는 그저 꾸준히 시상식 무대에 오르고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구나'란 감사한 마음을 매번 느꼈으면 해요."(엄지)
특히 음원 분야에서 호성적을 거뒀던 여자친구는 이번에 팬덤의 지표로 분류되는 음반 부문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새 음반은 선주문 수량 10만장을 돌파한 상태로, 지난해 7월 발표한 첫 번째 정규앨범 'LOL'으로 기록한 선주문 6만장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8개월 만에 66%의 상승세를 보인 셈이다. 변화된 멤버들의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즉각 반영됐다. '핑거팁' 뮤직비디오는 이틀 만에 276만뷰를 돌파했다. '파워청순'이란 특유의 영역을 구축한 여자친구가 '시크'한 매력을 전면에 내세운 변화가 통한 셈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교복을 벗었고, 시크하게 변화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해요. 바뀌었다고 해서 '저희들은 이제 소녀가 아니에요'는 아니죠. 데뷔 초반에도 '그때 그때 어울리는 걸 다 해보고 싶다'고 말씀 드렸는데, 저희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다시 청순하게도 보여드리면서 다양하게 하고 싶죠."
10년 차인 중견 가수조차도 컴백할 때면 음원 순위에 압박을 받는다. 매일같이 쏟아지는 신곡 음원 속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기는 쉽지 않다. 10~20대 특정 팬덤에 좌우되는 일반 아이돌과도 태생부터 다르다. 팬층의 폭도 넓다. 멤버들은 "할아버지부터 아이를 안고 응원해주신 아버지뻘 팬들도 있다"며 "많은 분들의 사랑에 감사할 따름"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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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간을 달려서'와 '오늘부터 우리는'은 각각 스트리밍 1억 회를 돌파했다. 2곡이 스트리밍 1억 회를 달성한 걸그룹은 여자친구가 유일하다. 꾸준한 인기비결에 대해 묻자 멤버들은 "저희 노래엔 계절냄새가 난다"며 웃었다.
"노래마다 계절감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오늘부터 우리는'은 여름과 잘 어울려 청량한 노래고, '시간을 달려서'는 겨울의 감성적인 느낌이 있지 않나요?(웃음) 계절이 오면 그때마다 떠오르는 향수같은 노래였음 좋겠어요."(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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