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홍민기 기자] 고아성이 짠내나는 N포 세대 청춘을 '웃프게' 그려내고, 하석진은 스펙만 챙기는 '독설 끝판왕'을 실감나게 연기하며 찰진 연기호흡으로 코믹과 공감을 모두 잡아냈다.
서우진 팀장(하석진 분)은 면접생 은호원에게 학점 말고 장점이 없다고 타박하는가 하면, 학점을 위한 노력을 4년 전에 했으면 대학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자존심을 뭉갠다. 100번째 면접이라는 은호원을 보며 "백번 떨어지면 병신이지"라고 냉소를 날리고, 결국 "참는 것은 잘 한다"는 은호원을 벽 앞에 하루 종일 세워놓고 모욕을 준다.
고아성은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이 공감할 만한 웃픈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몸개그를 방불케 하는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 냈다. 동기식품 입사에 실패한 뒤, 서우진 팀장을 떠올리며 트럭을 몰고 동기식품 사옥으로 돌진하지만, 현실은 연료가 떨어진 스쿠터가 털털거리다 사옥 앞에 힘없이 쓰러져 버린다. 절망 끝에 오른 다리 위에서는 실수로 발을 헛디뎌 물에 빠지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가 실감났다는 평이다.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는 캐릭터를 더욱 풍성하게 살려줬다. 은호원의 또 다른 자아가 서우진 팀장 앞에서 펜싱을 하며 복수심을 불태우는가 하면, 수중 촬영으로 물에 빠진 장면을 풍성하게 보여줬다.
하석진은 '을 중의 을' 고아성과 대척점에 있는, '갑 중의 갑'의 냉소로 '고쓰'(고퀼리티 스레기) 만랩 연기를 선보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은호원을 비롯한 면접 참여자들을 향해 독설을 쏘아 대며 경멸의 눈빛을 담은 얼굴 표정이나 성가시다는 듯한 손 동작 등으로 묘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은장도 삼인방을 향해 "지들만 힘들지 지들만 힘들어. 근성들이 없어, 하여간"이라며 썩소를 날리는 모습은 하석진이라서 가능한 밉지 않은 '고쓰'의 매력을 십분 드러냈다.
mkmklif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