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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쌈, 마이웨이' 박서준 같은 '남사친' 또 없습니다.
이날 애라는 우연한 기회로 백화점 사내방송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애라는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동만에게 알리며 백화점으로 불렀고, 자신의 사내방송을 녹음해달라고 부탁했다. 애라의 부름에 단번에 달려온 동만은 툴툴대면서도 사내방송을 열심히 녹음하며 흐뭇해했다. 또 "나 진짜 너무 좋다. 사람은 진짜 자기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아야 하나 보다"라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애라를 바라보며 잠시 제쳐둔 자신의 꿈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옥상에 누워 하늘을 보던 동만과 애라는 이루어질 수 없어도 수많은 꿈을 꾸면서 마냥 행복하게 살던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무엇이든 될 줄 알았던 어릴 적 꿈 속 자신의 모습을 쓴웃음만 가득한 현실에서 마주하게 된 동만은 "꿈 없는 거로 치자. 꿈 없는 척 사는 게 낫지. 있으면 괜히 사람 마음만 찌질해 진다"며 한숨과 함께 꿈도 다시 미뤄뒀다. 이어 동만은 잠든 애라를 유심히 바라보았고, 조심스레 볼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애라는 "너 분명히 경고하는데 앞으로 나 터치하지 마. 나는 쿨하지 못한 촌년이라 착각해"라고 말하며 자리를 떴다. 애라는 앞서 동만이 자신의 머리를 '쓰담 쓰담'했을 때처럼 또다시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갑작스러운 애라의 행동에 멍해진 동만은 알 수 없는 설렘에 귀까지 빨개진 채 두근거렸다.
사내 아나운서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었던 애라는 자신에게는 기회가 주어지지도 않자 또 한 번 좌절했다. 언제나 그랬듯 애라가 힘들어하는 순간에 동만은 나타났고, 곁을 지켜줬다. 애써 애라가 말하지 않아도 마음을 읽은 동만은 애라가 마음껏 울 수 있도록 듬직한 등으로 요새를 만들어 무심한 듯 따뜻하게 위로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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