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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KBS가 '프로듀사'에 이어 '최고의 한방'까지, 이쯤되면 차태현은 예능드라마의 마스코트라 할 만하다.
2015년 12부작으로 방송된 '프로듀사'는 히트제조기 박지은 작가와 KBS 예능국 미다스의 손 서수민PD가 손잡아 기획 당시부터 화제가 됐다. 궁금증을 자극하는 리얼한 방송국 이야기를 소재로 한데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화려한 캐스팅까지 만나 예능 드라마라는 새 장르의 문을 활짝 열었다.
신입 PD와 스타 가수의 사랑이라는 판타지를 유지하면서도, '1박2일', '개그콘서트', '슈퍼맨이 돌아왔다', '뮤직뱅크' 등 시청자를 울리고 웃긴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히든 스토리로 현실감을 입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우리가 궁금해 했던 카메라 밖 세상,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픽션인지 모를 KBS 예능국 사람들의 이야기가 호기심을 자극했다.
특히 '1박2일' 시즌3에 출연 중이던 차태현이 극중 '1박2일 시즌4'를 연출하는 8년차 라준모PD로 분해 현실과 드라마의 가교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예능 드라마라는 전에 없던 시도의 중심축 역할을 해준 차태현은 '최고의 한방'에서는 아예 연출과 출연을 병행, 예능 드라마의 발전에 제대로 한 몫 거들게 됐다.
차태현은 이미 연기적으로 국민적인 인정을 받고 있는데다 특히 코믹 연기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박2일'에서도 초반 멤버 변화에 대한 시청자의 반감을 호감으로 바꾸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프로그램의 에이스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그런 차태현이 예능 드라마에서 탐나는 인재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시트콤이나 로맨틱 코미디와는 또 다른 리얼한 장치들로 예능 드라마의 재미를 강화할 계획이다. '프로듀사'가 '그들이 사는 세상', '아이리스2' 등의 표민수PD에게 연출을 맡긴 반면, '최고의 한방'은 집필부터 예능을 오래 해 온 작가가 맡았고, '1박2일'의 유호진 PD와 라준모 PD가 공동 연출 한다는 점에서부터 예능 요소가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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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유희열의 스케치북'도 나가고 싶었지만 그쪽에서 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윤손하 씨도 다 녹음을 했다. 방송 전에 음원이 다 출시될 것 같다. 순위를 떠나 진정성 있게 한다는 것, 그게 정말 예능드라마가 아닐까 한다. 기존의 드라마보다 좀 더 신선한 캐스팅인 것 같아 보다 예능적이고 좀 더 다양한 걸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밝혔다.
예능 드라마가 무엇인지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라준모 PD가 생각하는 예능 드라마란 드라마라는 가상의 스토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예능과 연결되는 것임을 엿보게 한다. 시청자들에게 드라에서 예능 프로그램에서 느꼈던 재미를 함께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유호진 PD는 "라준모 PD의 연출 특성들이 드라마에 묻어날 듯하다. 현장에서 의지가 되는 라준모 PD가 드라마의 강점이 될 것이다. 디테일한 코미디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라준모 PD를 지지했다. 이어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드라마를 잘 알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들을 시도했다. 그런 것들이 얻어 걸릴지도 모르고, 드라마의 경쟁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능 드라마의 매력을 어필했다.
'최고의 한방'은 여러모로 '프로듀사'보다 한 발 앞서 나갔다. 전작은 예능국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번에도 가수와 매니저 등 연예계가 중요한 배경이 되지만, 여기에 타입슬립이라는 소재를 더하고 20대 청춘들의 이야기까지 끌어들여 이야기의 폭을 넓혔다. 사연을 간직한 유사 가족, 시공간의 관여로 얽히고설킨 인물관계 등 한층 풍성한 스토리가 기대된다.
'프로듀사'로 시작한 예능 드라마라는 새 장르, 최고의 드림팀으로 꾸려진 '최고의 한방'으로 꽃 필 수 있을까. 오는 6월 2일 오후 10시 '최고의 한방-프롤로그'와 밤 11시에 1회를 통해 그 가능성을 점쳐 볼 수 있을듯하다.
ran61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