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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박아람 기자] 19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는 '미녀 프로골퍼의 두 얼굴' 편이 그려졌다.
사채업자는 규혁 씨를 데리고 지방을 5일간 끌고 다니며, 중고 외제 자동차를 할부로 구매시키고, 그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가로챘다. 하지만 사채업자와 그는 아직도 갚아야 할 빚이 있다며 추가 대출에 회사, 가족, 친척에게까지 돈을 빌리게 만들었다. 그렇게 빌린 돈이 1억 3천만 원.
규혁 씨의 아버지는 "4월 중순쯤에 서울에 사는 둘째 동생한테 전화가 왔다. '오빠 얼마 전에 규혁이가 돈 천만 원을 달라고 해서 줬다.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말라고 했다'면서 나한테 말을 하더라. 그때 직감이 왔다. 말 못할 큰일이 벌어졌구나"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현재 서울의 한 고시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규혁 씨. 그에게 월세 보증금까지 빼준 보름 뒤, 결국 이별을 통보 받았다. 자신은 돈을 빌린 적도 없고, 대출은 규혁 씨 스스로 받은 것일 뿐, 사채업자에게 맞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규혁 씨는 "사귄 지 열흘도 안 된 날 밤에 같이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등기 왔다고 현관문을 두들기더라. '이 시간에 무슨 등기지?' 싶었는데 지혜는 받을 게 있다고 나가더라. 그러다 갑자기 한 남자가 여자 친구의 목을 잡고 신발장 쪽으로 여자 친구를 밀쳤다. 그리고 욕하면서 머리랑 뺨을 계속 때렸다"면서 "여자 친구가 죽겠다 싶어서 말렸더니, '얘 보증 섰어. 원금 4,750만 원에 이자 3,000만 원'이라고 하더라. 여자 친구한테 섬에 가서 몸을 팔라고 했다. 진짜 팔려갈 것 같아서 제가 갚겠다고 했다. 프로골프선수니 인생 망치면 안 되겠다 싶어서 사채 빚을 갚자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채업자는 규혁 씨가 사채 빚을 갚겠다고 하자 지혜 씨를 돌려보내고 지방으로 그를 데려갔다.
규혁 씨에게는 과분한 지혜 씨. 한순간에 덫에 걸린 공주를 구하는 기사가 된 규혁 씨였다.
이후 지혜 씨와 연락이 끊긴 규혁 씨는 어느 날 TV에서 프로골프선수가 사기·성매매로 입건된 기사를 접하게 됐다. 그가 그토록 찾고 싶어 하던 여자 친구였다.
규혁 씨는 사채업자를 직접 찾아 나섰고 여러 설득 끝에 지혜 씨를 만나게 해 준다고 했다. 놀랍게도 지혜 씨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규혁 씨는 화를 내지 않고 여자 친구와 손을 잡고 다정하게 길을 걸었다.
취재진 시야에서 사라진 두 사람. 몇 시간 후 규혁 씨는 지혜 씨와 대화한 녹취를 공개 했다.
지혜 씨는 규혁 씨에게 "나 합의 해줘. 내가 오빠 부모님한테 무릎 꿇고 사죄하고 돈 갚겠다고 할게. 내가 이렇게 하는 이유는 여기서 더 진행되면 내가 죽잖아. 오빠 나 죽일 꺼야? 내가 오빠 사랑하는 거 잘 알잖아"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혜 씨는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취재진의 "규혁 씨 말로는 사채를 갚아줬다는데 사실이냐"는 물음에 "답변 안할게요"라고 냉정하게 답했다.
발각될 위기에 지혜 씨의 태도가 돌변했다. 배신감을 느낀 규혁 씨는 결국 그와 사채업자를 경찰에 사기죄로 고소했다.
규혁 씨는 "어떻게 보면 제가 선택한 사람인데, 지금은 제가 선택한 사람으로 인해서 피해를 받고 여자 친구만큼은 아니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죠. 그래도 같이 정붙이고 사귄 사람인데요"라고 허탈해 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