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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윤식당'부터 '프듀'까지…中예능 표절, 절박함일까 뻔뻔함일까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7-07-30 15:05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중국 예능이 한국 예능 표절에 맛을 들렸다.

최근 중국 후난위성은 tvN '윤식당'을 베낀 '중찬팅'을 런칭했다. 연예인들이 해외에서 식당을 개업한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으로 주방 구조, 메뉴, 반다나를 비롯한 배우들의 의상, 자전거 등의 이동수단까지 모두 '윤식당'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라 논란이 야기됐다.

중국 예능의 한국 예능 표절 사례는 이 뿐만 아니다. '런닝맨'('게이리싱치티엔 ?力星期天') '삼시세끼'('샹앙왕더셩후어 向往的生活-동경하는 생활'), '안녕하세요'('스따밍주'), '프로듀스 101'('밍씽더단셩 明星的誕生'), '쇼미더머니'('랩 오브 차이나'), '판타스틱 듀오'('워샹허니창'), '영재발굴단'('신기한 아이'), '너의 목소리가 보여'('요우디꺼션아' '꺼쇼우시쉐이') '히든싱어'('인창더꺼쇼우'), '심폐소생송'('위엔라이찐취')등 수많은 프로그램이 표절 피해를 당했다.


이렇게 중국 예능이 한국 예능 표절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첫번째 이유는 중국 광전총국의 통지 때문이다. 광전총국은 지난해 방송프로그램 자주적 창의 업무 추진 강화에 관한 통지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해외 포맷 프로그램 수입은 업격하게 제한되며 방송 시간 또한 황금타임 방영이 불가능하다. 지적재산권이 온전히 중국에 있는 프로그램만 방송의 자유를 얻게된다는 것. 이는 해외 포맷 판권 가격이 치솟으면서 자체 창작 능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중국인들의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데 반해 제작여건이 아직 열악하고 엄격한 심의제도로 표현의 자유 또한 보장되지 않는 탓에 높아진 예능 취향을 맞출 수 없게 됐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국 예능으로 눈을 돌리게 됐다는 것.


두번째 이유는 사드다. 사드 여파로 한한령이 내려지면서 한국 콘텐츠를 아예 수입할 수 없게됐다. 중국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중국에서 한국 예능의 인기는 아주 높다. 프로그램과 출연자에 대한 선호도가 모두 높다. 그런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옮겨오면 시청률이 일단 보장되기 때문에 제작에 유리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포맷 수입이 막히면서 문제가 생겼다. 이전에는 한국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배워 현지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었는데 그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미 시청자 입맛은 한국 예능에 길들여졌으니 일반적인 중국 예능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다 보니 베껴서라도 수익을 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두가지가 정책적인 문제였다면 방송사 자체적인 문제도 있다. 노이즈 마케팅으로 화제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라는 지적이다. 항 방송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프로그램을 표절하지 않았다고 하지만 마케팅이나 홍보를 할 때는 중국판 '○○○'라고 한다. 즉 자신들도 표절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이용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저작권 문제를 따로 제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문제다"라고 전했다.

이 방송 관계자의 말처럼 한국 예능이 표절당했다고 해도 항의할 수 없는 공식적인 루트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그야말로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인 셈. 이제는 중국의 표절 행위에 기탄할 게 아니라 그것에 맞서 창작의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때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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