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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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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장나라는 '나라짱 신드롬'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까.
장나라는 2001년 '눈물에 얼굴을 붇는다'로 데뷔, 이후 '뉴 논스톱', '명랑소녀 성공기'를 히트시키며 국내외에서 '장나라 신드롬'을 불러온 장본인이다. 워낙 어리바리 귀여운 매력의 소유자라 국내에서는 '나라짱'으로, 중국과 대만 등에서는 '나라 공주'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흥행 파워도 대단했다. '내사랑 팥쥐' '사랑을 할꺼야' '동안미녀' '학교 2013' '미스터 백' 등이 모조리 시청률 1위를 달성하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최근 '너를 기억해'와 '한번 더 해피엔딩'이 시청률 참패를 겪으며 장나라의 이름 값에 누가 된 것도 사실이다.
그런 장나라가 KBS2 금토극 '고백부부'로 돌아온다. '고백부부'는 결혼을 후회하는 부부의 전쟁 같은 리얼 인생 체인지 드라마다. 장나라는 극중 38세 애 엄마 마진주 역을 맡았다. 마진주는 스무 살에 과팅에서 만난 최반도(손호준)와 졸업과 동시에 결혼, 세월의 흔적과 푼수기 두루 갖춘 아줌마가 된 인물이다. 독박 육아에 지쳐 자존감이 살짝 떨어진 서른 여덟 애 엄마였던 그는 어느 날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되고 결국 돌싱녀의 길을 택한다. 그리고 앞으로 살아갈 일을 걱정하며 울며 잠들었던 마진주는 눈을 떠보니 1999년이라는 기적을 맞이하게 된다.
마진주는 웬만한 여배우가 소화하기 어려운 캐릭터다. 20세와 38세를 오가며 연기를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크기 때문이다. 감수성의 차이는 배우의 내공으로 덮는다고 해도 외모에서 풍기는 세월의 향기는 어찌할 방법이 없다. 제작진 또한 이 지점에서 깊은 고민을 했고, 세월을 거꾸로 먹는 듯한 뱀파이어 미모를 뽐내는 장나라를 여주인공으로 떠올렸다.
연출을 맡은 하병훈PD는 "진주 캐릭터는 20세와 38세 연기를 모두 해야 한다. 20대 여배우를 캐스팅 할까도 했지만 그러면 38세 생활 연기가 힘들 것 같았다. 고민 하던 중 내 누나가 장나라 어떠냐고 해서 바로 캐스팅에 들어갔다. 장나라가 아니면 누가 이 캐릭터를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잘 소화해주고 있다. 20세와 38세의 갭을 정말 잘 소화해줘서 감사하다. 워낙 동안이라 20세 연기가 더 어울리더라. 38세 연기를 위해 화장도 안하고 더 늙어보이도록 연기하는 걸 보며 장나라가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풋풋한 외형과 성숙함, 주부의 생활 연기를 모두 할 수 있게 됐구나 싶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원래 인생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다. 리스크가 클수록 얻는 것도 많다. 무려 18년 세월을 오가야 한다는 핸디캡을 잘 극복해낸다면 배우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 이번 작품은 장나라에게 있어 아주 좋은 기회다.
일단 이미지 변신이 가능하다. 장나라에게는 무한 긍정 캔디 소녀 이미지가 트레이드 마크처럼 따라붙었다. 워낙 귀엽게 망가지는 코믹 연기에 강점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나라도 어느덧 데뷔 16년차 37세 배우다. 캔디 소녀라는 한가지 이미지에 갇힌다는 건 여러모로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러나 마진주는 독박 육아에 지친 애엄마 캐릭터다. 동안 이미지에 가려져 미처 보여주지 못했던, 장나라 표 현실 공감 생활 연기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이자 또래 여성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캐릭터인 셈.
장나라가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애 딸린 이혼녀 캐릭터이지만, 가장 자신있는 코믹 연기로 변신의 위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고백부부'는 기본적으로 예능 드라마다. 드라마이긴 하지만 오락성이 짙고, 웹툰을 기반으로 한 탓에 만화적인 요소도 많이 들어가있다. 더욱이 연출을 맡은 하병훈PD는 '마음의 소리'의 병맛 코드를 완벽 구현하며 시트콤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던 전적이 있다. 그만큼 최신 웃음 코드를 정확하게 반영해낸다는 뜻. 이번 '고백부부' 역시 그런 면에서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잡는 신선한 오락 드라마가 될 전망이다. 장나라의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를 제대로 풀어낼 장을 만난 것.
장나라는 "38세, 20세로 나눠서 연기하지 않았다. 38세 정신 그대로 20세로 갔다. 사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는 20세 연기가 외적으로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CG를 써야하는 게 아니냐고 할 정도로 걱정을 많이 했다. 38세 감성이 꼭 필요하다고 해서 따로 감성을 나누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생각보다 편하게 연기했다. 그렇게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했었는데 하루 이틀 쯤은 돌아가도 좋지 않을까 싶을 만큼 즐거웠다"고 말했다.
과연 장나라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고백부부'는 13일 오후 11시 첫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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