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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이야기, 삽화, 음악 등을 적절한 연출로 배합한 종합 예술 콘텐츠다. 그런 만큼, 소설, 만화, 연극, 뮤지컬, 영화, 애니메이션과 같은 다른 콘텐츠로 IP(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 확장이 쉽다.
'게임 음악'은 게임 장르에 따라 쓰임새가 조금씩 다르다. 짧은 시간 동안 빠르게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은 기억하기 쉬운 멜로디와 빠른 박자로 신나는 느낌을 제공한다.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슈팅 게임은 게임에 몰입할 수 있도록 멜로디를 절제하고 상황 분위기에 맞는 음향 효과를 선보인다.
어드벤처 게임은 스토리와 상황 연출이 중요하므로, 음악 또한 이에 맞는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 애쓴다. 액션 게임은 캐릭터를 조작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 음악 또한 캐릭터 몸동작에 맞춘 속도와 강렬한 음향으로 표현된다. 현실 속 여러 스포츠를 즐기는 스포츠 게임은 기억하기 쉬운 밝고 경쾌한 멜로디가 주를 이룬다.
현실 세계 혹은 잘 짜인 가상 세계를 정밀하게 구축한 시뮬레이션 게임은 그에 알맞은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선호한다. RPG는 여러 사연을 가진 등장인물이 나오므로, 어드벤처 게임과 마찬가지로 상황이나 스토리를 꾸며주는 음악을 즐겨 사용한다. 파생 장르인 MMORPG는 방대한 세계를 구현해 많은 유저가 동시에 즐기는 게임인 만큼, 세계관을 적절하게 표현하기 위한 오케스트라 사용이 일반적이다.
지난 5월 4일 열린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메이플스토리' 음악회 또한 같은 맥락이다. 넥슨 MMORPG '메이플스토리' 15주년을 맞아 열린 이번 음악회는, 4월 2일 티켓 판매 시작 13분 만에 2천 석이 매진될 정도로 큰 기대를 모은 공연이다.
게임 속의 오케스트라: 메이플스토리' 음악회는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OST를 직접 연주하고 14m 대형 스크린에 음악에 맞는 게임 영상을 함께 상영하면서 '메이플스토리'가 가진 서정적인 분위기를 표현했다. 연주된 곡은 지난해 '메이플스토리' 서비스 5,000일을 기념해 발매한 첫 오케스트라 헌정 앨범 '메이플스토리 심포니 인 부다페스트' 내 수록된 곡과 새롭게 편곡된 곡이 주를 이뤘다.
공연은 '메이플스토리'에서 시작되는 첫 여정을 그린 1 챕터, 설원에서 세계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영웅 이야기를 그린 2 챕터, 게임 속 영웅들이 겪는 모험담인 3 챕터,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4 챕터 등 총 4개 챕터로 구성됐다.
'메이플스토리' 초창기 로그인 테마를 비롯해 게임 내 여러 사냥터와 마을, NPC를 상징하는 음악은 물론 보스전과 스토리 엔딩 음악에 이르기까지 15년 동안 유저와 함께 했던 곡이 골고루 연주됐다. 특히 연주와 함께 상영되는 영상을 통해 초창기 로그인 테마에서 현재 로그인 테마로 오기까지 '메이플스토리' 15주년을 돌아보는 듯한 기승전결 구성은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감동할 수 있을 만큼 짜임새 있게 표현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서비스를 시작한 '메이플스토리'는 친근한 그래픽과 쉬운 게임 룰로 유저 수 1,800만 명을 보유한 넥슨 대표 게임으로, 도서나 음반을 비롯한 여러 분야 문화 콘텐츠로 IP를 확장해 왔다"라며 "이에 따라 넥슨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게임 음악'을 게임 속에만 즐기는 콘텐츠로 국한하지 않고 현실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재조명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