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역시 '믿고 보는' 정재영이다.
'검법남녀'의 첫 방송은 2%의 아쉬움은 남았다. 일단 장르물의 핵심 요소인 현실성이 상당히 떨어졌다. 초임검사가 재벌가 살인사건을 수임하고 기소까지 한다는 것부터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어설픈 코미디는 오히려 웃음기를 가시게 만들었다. 여주인공 캐릭터에 대한 비난여론도 만만치 않다. 아무리 초짜라고는 하지만 검사가 살인 사건 현장을 훼손한다거나, 정확한 증거 없이 '촉'만으로 여기저기 헤집고 다닌다거나, 공판에 나서는 검사가 하이힐을 신는다거나 하는 모습은 '민폐'에 가까웠다. 경력도 없고 철도 없는 초짜 검사 은솔이 흔들림 없는 가치관과 정의구현에 대한 신념을 바탕으로 성장해나가는 스토리를 구현하기 위해서라고 해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는커녕 눈만 동그랗게 뜬채 목소리를 높이는 은솔 캐릭터는 사실 비호감이라 해도 할말은 없을 정도였다.
그런 드라마의 구멍을 채운 건 정재영이었다. 정재영은 빈틈없는 연기로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전문용어와 부검장면까지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법의관 캐릭터의 전문성을 부각시켰고, 까칠하고 분노 많은 괴짜 캐릭터 또한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또 과거의 끔찍한 기억으로 인한 트라우마까지 리얼하게 그려내며 안쓰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정재영의 현실연기는 극 전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기에 충분했다는 평이다.
이날 방송된 '검법남녀'는 4.5%, 4.9%(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로 스타트를 끊었다. 이는 월화극 최하위 기록이다. 그러나 SBS '기름진 멜로'(5.4%, 5.8%)를 1% 포인트 이내의 격차로 추격에 나서며 역전극을 기대하게 했다.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은 10.8%의 시청률로 신작 공습 속에서도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