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한효주(31)가 "데뷔 이래 가장 낯설고 새로운 모습이다"고 말했다.
특히 충무로를 이끄는 대표 여배우로 꼽히는 한효주는 '인랑'에서 죽은 섹트 소녀의 언니인 이윤희로 변신, 임중경의 마음을 흔드는 미스터리한 인물로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윤희가 가진 아픈 상처를 관객에게 전달함과 동시에 복합적인 여러 층위의 감정을 표현한 그는 데뷔 이래 가장 밀도 높고 풍부한 감정 연기를 펼쳐내 눈길을 끈다. 갈등하고 동요하고 행동하는 이윤희를 통해 입체적인 감정의 파노라마를 선사한 그는 '인랑'의 '신의 한 수'로 떠오르며 호평을 자아냈다.
한효주는 "'인랑'을 보는 내내 한 번 더 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처음 볼 때는 놓치고 가는 부분이 스스로 많은 것 같아서 한 번 더 진득하게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더 보면 느낌이 다르지 않을까? 처음 봤을 때는 김지운 감독의 색깔과 세계관이 잘 담긴 것 같았다. 비주얼적인 부분도 지금까지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한 작품이 나온 것 같다. 한국영화에서 총을 들고 있는데도 자연스러웠는데 그게 굉장히 새롭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자평했다.
한효주는 "김지운 감독 인터뷰에서 나에 대해 '안정적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라는 걸 봤다. 안정적이라는 부분이 어떻게 보면 좋으면서도 좋지 않은 면도 있지 않나. 안정감 속에서 틀을 깬다고 해야할까? '이런 모습도 있네?'라는 틀을 깨고 나오는 모습,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며 "특히 임중경이랑 같이 떠나는 장면을 연기할 때도 어떻게 연기할지 머릿속으로 그려가면서 생각을 하지만 현장에 갔을 때 그 모든 생각이 와장창 깨졌다. 내가 계산하고 생각했던 것이 아니라 순간적이고 즉흥적으로 연기해야했다. 스스로도 그런 부분을 많이 깨려고 했다. 내 얼굴이 많이 낯설었다. 나도 모르는 표정이라던지, 처음 보는 얼굴 등이 중간 중간 나왔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2003년 데뷔해 올해 15년 차를 맞은 한효주는 지금까지 연기 했던 작품 중 가장 어려웠다는 고백도 털어놨다. 그는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부터 고민했던 지점이 '이윤희라는 캐릭터를 관객이 잘 따라올 수 있을까?' 싶었다. 처음부터 솔직하게 내보일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라 스파이지 않나. 임중경을 속여야 하는 입장이고 가면을 쓰는 캐릭터인데 처음엔 관객들이 그걸 이해 못하면 어쩌나 싶었다. 가면을 썼다가 벗었다가 왔다 갔다 하니까 연기 하면서도 나 역시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이윤희의 진심을 연기하는 나도 헷갈렸떤 적도 있었다. 김지운 감독에게 '이윤희의 감정이 지금은 진심인가?'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연기하는 나도 굉장히 흔들렸다. 그런 부분을 잡아가는 것들이 김지운 감독과 늘 이야기 하고 소통하면서 캐릭터를 잡아갔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한편, 1999년 제작된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의 동명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 '인랑'은 근 미래, 남북한이 7년의 준비 기간을 거치는 통일을 선포한 가운데, 반통일 무장 테러단체 섹트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경찰조직인 특기대, 그리고 통일정책에 반대하는 강력한 권력기관인 공안부 사이에서 벌어지는 숨 막히는 암투와 격돌을 그린 작품이다.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김무열, 한예리, 허준호, 최민호 등이 가세했고 '밀정' '라스트 스탠드'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늘(25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영화 '인랑' 제작보고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