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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변신, 두렵지 않아"…손예진, 충무로 최고 여배우의 책임감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8-09-13 15:06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가 고통스러울 수록 관객들이 보실 수 있는 연기는 더욱 풍요로워 진다"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명실공히 최고의 배우 손예진. 그녀의 다채로운 연기의 중심에는 변화에 대한 그녀의 치열한 노력이 있었다.

태국에서 사상 최악의 인질극이 발생하고, 제한시간 내 인질범 민태구(현빈)를 멈추기 위해 위기 협상가 하채윤(손예진)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하는 범죄 오락 영화 '협상'(이종석 감독, JK필름 제작). 극중 서울지방경찰청 위기협상팀 소속 협상가 하채윤 역을 맡은 손예진이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덕혜옹주'(2016),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 등과 최근 드라마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까지 스크린과 TV를 종횡무진하며 출연하는 작품마다 흥행 성공을 이끌어내고 있는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퀸 손예진. 멜로, 스릴러, 액션, 코미디 등 다양한 장를르 넘나드는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으로 최고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가장 믿을 수 있는 배우로 사라집아 왔다.

그런 그가 '협상'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선보이는 '협상가' 캐릭터를 연기한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협상가 하채윤은 어떤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침착하고 냉철한 태도로 사건을 완벽히 해결하는 인물. 현장에서 인질과 인질범이 모두 사망하는 사건을 겪은 후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지독한 인질범 민태구를 마주하게 된다. 제한 시간 12시간 안에 사상 최악의 인질극을 벌이는 민태구를 막기 위해 일생일대의 협상을 시작한다.
이날 손예진은 '협상'에 대해 "처음부터 이 영화를 선택했던 이유도 제한된 시간안에 벌어지는 긴박함과 뒷 이야기의 궁금증, 일촉 즉발의 시나리오에 보여지는 긴장감이 재미있었고 흥미로웠다. 그런 지점에서는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며 "캐릭터나 상황에 대해서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감독님이 각색을 많이 했다. 그래서 완성본이 더 완성도가 높이 나온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일단 이런 시나리오 이야기에서 중요한 건 얼마나 촘촘하게 앞뒤가 맞느냐 였던 것 같다. 너무 복잡하게 얽히고 ?鰕榻摸 관객입장에서도 이해하기 힘든 지점이 있다. 관객분들이 보시기에 너무 복잡하지 않게, 적당한 설명과..하지만 너무 지루하지않 많이 설명하지 않는 지점을 찾아갔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예진이 협상가 캐릭터에 대해 "감독님이 이 이야기를 하면서 협상가에 대해 많이 알아보셨다. 우리나라에는 협상가 분들이 아주 많은 분은 아니지만 협상을 전문으로 하시는 경찰을 만나보셨더라고 하더라. 그리고 감독님이 '협상론'은 협상에 관련된 사례를 담은 책, 네 다섯권을 주셔서 읽어보면서 간접 경험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쳐지기 전의 시나리오 단계에서 하채윤과 지금은 달랐다. 트라우마를 겪은 하채윤은 협상가라는 인물임에도 인간적인 면을 강조하려고 했다. 처음 시나리오로 접한, 그리고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경찰의 전형적인 모습과는 다른, 어떻게 하면 하채윤을 조금더 매력적으로 그리려고 했다. 감독님께서 실제로 협상가는 인질범과 훨씬 가깝다고 말씀하시더라.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조금더 하채윤이 인간적이고 인간애가 있는 인물인가 초점을 맞추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원 촬영이라는 생소할 촬영 기법. 한정된 장소와 시간. 이 모든 것이 도전이었다고 손예진은 설명했다. 그는 "누군가 촬영을 먼저 하거나 번갈아 가면서 촬영을 하고 번갈아가면서 서로의 모니터를 보거나, 혹은 옆에서 배우가 대사를 읽어주는 방법으로 이원촬영을 생각했다. 책상에 앉아서 상대방의 모니터를 보면서 연기를 해야됐는데 조금만 긴장을 놓쳐서 호흡이 적어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책상 앞에 앉아서 같은 호흡을 유지해야하는 게 정말 힘들었다. 자칫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감정 조절과 호흡 유지가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세트장 들어가는 게 정말 싫었다"고 말할 만큼 고통스러운 과정이었다는 손예진은 "연기라는 것이 몸을 쓰거나 뛰어가는 모습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는데 앉아서 똑같은 옷을 입고 , 똑같은 자세로 얼굴로만 연기를 해야 됐는데 그 답답함이 컸다. 그 미묘한 차이로 이 인물을 표현해야되고 감정을 드러내야 했으니 힘들었다"며 "처음에는 열심히 해야지 싶었지만 어느 순간 정말 힘들다는 생각이 들더라. 세트에서 유일하게 벗어나는 길은 점심시간이었다. 어느 순간 이곳은 나의 감옥이다. 촬영이 끝나야만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심리적 압박이 컸다. 이야기 자체가 기분 좋은 이야기도 아니고 상대로 인해 끌려가는 캐릭터이고, 결국에는 누구편도 될 수 없는 심리적 압박도 심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손예진은 그 힘든 과정이 마냥 고통스럽다고 표현하지 않았다. 그는 "배우가 고민하고 힘든 시간이 길수록 관객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모습은 더욱 풍요로워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들어도 스스로를 더 힘들게 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이번 영화의 고민의 시간이 마냥 괴롭지만은 않았다. 물론 지키는 순간도 있었지만 이것이 주는 심리적인 압박이 컸지만 타이트하게 한 달 반 시간에 찍어서 더욱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 작품 마다 새로운 캐릭터와 장르를 보여주는 손예진은 "공교롭게만 올해만 세 작품(영화 '협상', '지금 만나러 갑니다',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을 보여드리는데 저도 무섭다. '지겹다 쟤 또 나와' 이러실까봐.(웃음) 그런데 다행히 세 작품이 모두 달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이 들다. 비슷한 모습을 계속 보여드리는 건 배우로서도 굉장히 두려운 일이다. 결과를 생각해서 제가 선택하는 게 변신한다기 보다는 그냥 제 자체가 다른 걸 하는걸 좋아하는 것 같다. 물론 더 어울리고 더 어울리는게 있는데 일단 해보자의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협상'이 언론시사회하기 전에 덜컥 겁이 나더라. 나 경찰이 너무 안어울리면 어쩌나 걱정이 들더라. 하지만 시라니오를 보면서 내가 경찰 역에 겁을 냈다면 이 작품을 못했을 거다. 그냥 제가 새로운 걸 하고싶은 마음이 컸고 관객분들에게 새롭고 다른 모습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협상가와 인질범으로 만나 호흡을 맞춘 현빈에 대해서는 "앞으로 다른 장르에서도 또 만나고 싶다. 멜로도 좋을 것 같고 '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 같은 영화에서 만나도 좋을 것 같다고 주변에서 말씀해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현빈 씨에게도 이야기 했는데 지금껏 현빈 씨 작품 중에 가장 좋았다. 실제 모니터로 보는 것과 큰 스크린으로 보는 건 다르다. 시나리오에서는 민태구는 그저 악랄한 면이 많았다"며 "그런데 현빈 씨로 인해 달라졌고 그림도 달라진 것 같다. 현빈씨는 항상 고요하고 침착하다. 화를 내는 걸 본적이 없다. 화가 잘 안난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손예진은 휴식기 없이 쉴새 없이 작품을 택하는 것에 대해 "물론 직업으로 연기자를 하는거지만 저는 제가 좋아서 연기하는 거다. 대중만을 위해 연기하는 건 아니다. 물론 내가 만족 하고 내가 좋아야 할 수 있는거다. 그런데 내가 아무리 좋아도 흥행 결과로 인해 나중에는 연기를 하지 못할 수도 있는거 아닌가. 그래서 항상 그런 걸 염두해 둔다"며 "다행히 아직까지 열정이 계속 있어서 작품을 계속 할 수 있다. 어떤 작품이 끝나고 내가 이제 작품을 쉬어야 하나 고민하는 배우들도 많더라. 그런 걸 보면서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작품 때문에 힘들어도 또 작품으로 치유가 된다. 저는 올해 딱 그런 시기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는 정말 '협상'도 짧은 시간에 딱 집중해서 찍고 이후 오랜만에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같은 작품에서 힐링을 받았다. 그리고 드라마를 찍었는데도 에너지가 남았다. 그래서 스스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한 손예진은 아름다운 외모에 감탄하는 취재진에 "언제나 시간이 주는 건 누구에게나 공평하지 않나. 20대 때는 누구나 다 젊고 이쁘지 않나. 우리는 직업적으로 보여지는 것이니까 직업적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예전과 비교해보면 주름이 늘어난 것 같기도 하다. 꾸준히 관리하고 꾸준히 운동하고 꾸준히 피부과를 다니는 건 당연하다"며 "저는 과학이 더욱 발달하길 바랄 뿐이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한편, '협상'은 '국제시장' '공조' 등을 제작한 JK필름에서 제작하고 이종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손예진, 현빈이 주연을 맡았으며 오는 9월 19일 추석 연휴 개봉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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