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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나한일-정은숙이 30년 만에 부부가 된 이야기를 털어놨다.
20일 밤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마이웨이'에서는 나한일이 파란만장한 인생사가 공개됐다.
나한일은 "열심히 연기하고 운동 가르치는 것만 했으면 됐는데 저축은행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자회사를 만들었다. 거기서 전문 경영인을 찾기 전까지만 대표이사가 필요하다고 해서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 조사 받으러 갔을 때 검사가 '이걸 바지 사장이라고 하는 거다. 이런 거 하지 마라'라고 했다. 거기서 설명해줘서 알았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년 6개월의 수감 생활을 한 나한일은 출소 3년 만에 대출 혐의로 파생된 또 다른 법적 책임을 물으며 또다시 1년 6개월의 두 번째 수감 생활을 하게 됐다.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재판 및 수감 생활로 보낸 10년의 세월 동안 나한일은 어머니를 잃고, 이혼의 아픔까지 겪었다. 그는 "당시 내 주위에 아무도 없었다. 진짜 모든 걸 다 잃었다. 모든 희망이 없어졌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무것도 안 보이고 깜깜했다. 그 손실이 가정으로 가버렸다"고 털어놨다.
결국 두 번의 수감 생활로 인해 옥중에서 이혼하게 된 나한일은 전 아내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상황이 된 것이 다 내 탓인 것 같다. 내가 전부 원인 제공을 했다. 그래서 원망은 없다. 내 잘못이 많다. 내 잘못이 큰데 무슨 할말이 있겠냐"며 서로가 상처 속에서 살지 말고 당당하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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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후 정은숙은 나한일보다 먼저 결혼을 했지만, 결혼 생활 유지가 쉽지 않아 1년 만에 이혼했다. 유산시킨 아이 때문에 살면서도 계속 마음이 아팠다는 그는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서로 힘든 삶을 산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하게 된 건 나한일 때문이었다. 그는 "독방에 있다 보니까 내 발자취를 돌아보게 됐다. 계속 돌아보다 보니까 '참 잘못했다. 제일 잘못한 것이 내가 상처를 주고 거기다 모자라서 아이까지 유산시키고. 치명적인 걸 잘못했다. 그러니까 내가 이런 벌을 받고 있는 거구나'라고 자꾸 생각을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후 나한일은 친구를 통해 정은숙을 만나서 용서를 빌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다시 만나게 됐다.
정은숙은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안 났다. 근데 면회하고 나오면서 가슴에 남아서 발걸음이 안 떨어졌다"며 첫 만남을 떠올렸다. 이어 "같이 계속 살았으면 오히려 중간에 또 헤어졌을지도 모르는데 나중에 같이 가라는 인연이 또 있나보다 싶었다. 사랑 타령하는 건 아니다. 그슌도 싫어져서 헤어진 건 아니였다. 그래서 면회를 3번쯤 더 갔는데 자기랑 손 붙잡고 같이 가지 않겠냐고 해서 마음 속에 아리고 아픈게 다시 이렇게 묶인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여유는 없지만 우리 둘 먹고 사는 건 노력해서 되지 않겠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옥중 결혼식을 올린 이유에 대해 "같이 만나고 싶고 있고 싶은데 같이 있으려면 식구가 되야 한다고 하더라. 혼인 신고를 해야 들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한일이 결혼식보다 혼인신고를 먼저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하게 됐다"고 밝혔다.
풍족하지는 않지만, 단 둘이 소소하고 행복하게 늦깎이 신혼부부의 생활을 하고 있다는 두 사람. 나한일은 "나의 인생 시간은 9시 반에 와 있지 않나 싶다. 나머지 시간은 우리만의 시간을 갖고 싶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라고 요즘 항상 그렇게 마음 먹고 있다. 최선을 다해 살 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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