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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사의찬미' 신혜선이 총독부의 협박과 집안의 압박에 직면했다. 흉흉한 소문이 그녀를 슬프게 했다.
윤심덕의 부모는 "성덕이(고보결) 유학비는 마련해놓았다"는 윤심덕의 말에 "그럼 기성이(신재하)는?"이라고 물어 윤심덕을 막막하게 했다. 하지만 경성의 부호 이용문(장현성)이 동생의 유학비를 후원해주겠다고 나섰다. 그는 "남동생도, 심덕씨도 조선의 훌륭한 예술가가 되어달라"고 격려했다.
하지만 장안에는 흉흉한 소문이 퍼졌다. 윤심덕이 이용문과 은밀한 관계를 가졌고, 약혼자한테 들켜서 파혼당했으며, 이용문이 화대로 기성의 유학비를 줬다는 것. 동생들은 윤심덕에게 소문의 진위를 캐물었다. 기성은 "이용문이랑 단둘이 뭐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윤심덕은 자신의 말을 믿지 않는 동생들에게 절망했다. 윤심덕은 "너희 나한테 그러면 안돼"라고 되뇌이며 무너져내렸다.
이때 총독부 학무부장(이철민)이 갑작스레 윤심덕의 출두를 요구했다. 이어 윤심덕이 좀처럼 고분고분해지지 않자, 학무부장은 뺨을 때리며 "돈 받고 몸이나 파는 주제에 도도한 척"이라고 쏘아붙인 뒤 총독부 촉탁 가수를 제안했다. 총독부 주최 연회에서 노래하는 것을 시작으로 일본제국의 영광을 위한 공연에 참석하라는 것. 오사카에 가서 음반계약하러 가야해서 안된다는 윤심덕의 답변에 그는 "양친은 무탈한가, 두 동생도 아직 조선에 남아있다"고 협박했다.
윤심덕의 어머니(황영희)는 총독부 촉탁 가수를 해야 가족이 먹고산다고 압박했고, 동생들은 그런 어머니를 만류했다. 이때 김우진은 "동경에 온 후에야 당신에 대한 추악한 소문을 들었어요. 난 믿지 않아요. 얼마나 홀로 외롭고 괴로울지, 혼자 두지 말았어야했는데, 어서 내게 와요"라는 따뜻한 내용의 편지를 보냈고, 이를 본 윤심덕은 오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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