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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새 월화극 '땐뽀걸즈'가 유쾌한 청정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시은(박세완)에게 친구들은 "아싸가 되기 싫은 애들끼리 맺은 동맹"같은 존재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짓말쟁이 루저, 사랑 받을 수 없는 관종, 핵폐기물급 쓰레기, 그냥 미생물"쯤이었다. 대학에 가고 싶어,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해 땐뽀반에 들어갔고, 그래서 댄스스포츠 대회 수상이 절실했지만, 함께 밤늦게까지 스텝을 밟으며 조금씩 춤이 주는 즐거움을 알아간 시은. 처음으로, "관종, 루저, 쓰레기, 미생물, 내가 너네 이름은 평생 기억할게, 고맙다"는 마음을 가졌다. 특히 상종도 하기 싫었던 문제 학생 혜진의 비밀을 알고 그걸 이용하기도 했지만, 댄스복 지퍼도 서로 올려줄 만큼 마음을 열었다. 그러나 대회를 앞두고 다리를 다친 혜진을 "맨날 술먹고 남자 아들이랑 어울려 다니면 멋있는 줄 아냐"며 오해한 시은. 둘은 진짜 친구란 관계로 성장할 수 있을까.
#. 진짜 어른 '규호쌤' 김갑수
#. 거제에서 버티는 어른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바다의 도시 거제의 풍광 속에 담긴 휘청이는 지역의 현실적인 이면도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했다. "내 젊었을 적에는 내 손에 기름때 한 거 묻히고 댕기도 가슴팍에 붙은 회사 이름 하나면 고개가 절로 빳빳해졌다"며 한때 조선업으로 흥했던 거제를 추억하는 어른들. 그러나 이젠 더는 못 버티겠다며 떠나는 사람들 속에서, 시은의 엄마 미영(김선영)은 꿋꿋하게 버티고 있다. "박선배만큼 일 빼는 사람이 없다 아닙니까"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실력 있는 용접공이지만, 불황으로 정리해고를 당했고, 지금은 자기를 자른 회사에서도 하청을 맡아 일을 하고 있다. 간부 동석(장현성)에겐 "자존심도 없나"라고, 딸 시은에겐 "엄마처럼 되는 게 끔찍하다"라는 말을 들어도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유는 지켜야 할 가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학 가고 싶어 하는 딸에게 취직이나 하라며 모진 말을 해야 했던 엄마의 마음은 오죽했을까. 시청자들에게 뭉클한 공감을 선사했던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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