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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공개와 함께 오스카 트로피를 향한 격전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비버리힐즈의 사무엘 골드윈 시어터에서 제91회 아카데미상 시상식 최종후보작을 선정, 발표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달 25일 미국 캘리포니아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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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이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많은 트로피를 수집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로마'(알폰소 쿠아론 감독)가 10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돼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요로고스 란티모스 감독, 9개 부문 10개 노미네이트)와 함께 최다 후보를 낸 작품이 됐다. 아카데미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비롯 감독상(알폰소 쿠아론), 여우주연상(알리차 아파리시오), 여우조연상(마리나 데 타비라),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미술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로마'의 선전이 더욱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 작품이 극장 개봉용이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였기 때문. 지난해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선댄스영화제를 비롯 각종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머드 바운드(치욕의 대지)'(디 리스 감독)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최초로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최종 후보작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아 '넷플릭스 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올해는 달랐다. 2014년 영화 '그래비티'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으며 '오스카가 사랑하는 감독'으로 떠오른 알폰소 쿠아론가 메가폰을 잡은 '로마'가 최다 노미네이트 되며 넷플릭스 영화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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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반전은 마블 스튜디오의 프랜차이즈 히어로 무비 '블랙팬서'(라이언 쿠글러 감독)의 작품상 노미네이트다. 히어로 영화가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된 것은 아카데미 91년 역사상 처음 있는 일. 지난해 엑스맨 시리즈 중 하나인 '로건'(제임스 맨 골드)이 처음으로 각본상 후보에 오른데 이어 올해는 오락 영화의 최고봉인 마블 스튜디오 영화가 작품상에 올라 더 큰 관심을 자아내고 있다.
그동안 아카데미는 히어로 영화를 차별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2009년 평단과 관객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아카데미 최고의 복병으로 점쳐졌던 '다크나이트'(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가 작품상과 감독상 후보에 탈락돼 엄청난 비난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블랙팬서' 작품상 노미네이트를 바라보는 팬들의 의견은 '다크나이트' 때와는 사뭇 다르다. 감독상, 각본상에도 오르지 못한 '블랙팬서'가 작품상 후보에 오를만한 작품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 오랜 시간 '백인을 위한 잔치'로 비난을 받아온 아카데미가 감독 및 주요 배우들이 모두 흑인인 '블랙팬서'를 구색 맞추기 방편으로 작품상에 올렸다는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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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비고 모텐슨),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 각본상, 편집상 등 5개 후보에 오른 '그린북'(피터 패럴리 감독)에 대한 팬들의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그린북'은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 돈 셜리와 그의 운전기사 토니 발레롱가의 진한 우정을 그린 실화 베이스 영화. 하지만 개봉 이후 '그린북'이 돈 셜리 유가족의 동의 없이 제작됐다는 게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돈 셜리의 유가족은 "토니 발레롱가는 돈 셜리의 운전 기사 그 이상도 아니었으며 오히려 토니 발레롱가의 태만한 근무 태도로 인해 돈 셜리가 고통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본을 맡은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 닉 발레롱가가 각본상 후보에까지 올라 돈 셜리의 팬들과 유가족으로부터 큰 항의를 받고 있다.
작품상을 비롯해 남우주연상(라미 말렉), 편집상, 음향편집상, 음향믹싱상 등 5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논란의 대상이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전 세계적으로 '퀸 신드롬'을 일으킨 히트작이지만 영화의 만듦새와 완성도에 대해서는 평론가들의 외면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한편, 명품 호러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 평단과 골수 영화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은 '유전'(아리 에스더 감독)과 '콰이어트 플레이스'(존 크래신스키 감독)가 단 한 부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해 올해 아카데미가 호러 영화를 차별했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유전'에서 데뷔 이후의 최고의 연기를 펼친 토니 콜렛의 여우주연상 후보 탈락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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