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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풍상씨' 이창엽 "아빠 같은 유준상, 존재만으로도 감동"

기사입력 2019-03-22 09:07


배우 이창엽 인터뷰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2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왜그래 풍상씨'의 막내 아들 이외상 역으로 사랑받은 배우 이창엽(29)을 만났다.

이창엽은 2013년 SBS '상속자들'의 단역 배우로 등장해 KBS N 'Miss 맘마미아'(2015), MBC '별별 며느리'(2017), MBC '20세기 소년소녀'(2017), MBC '부잣집 아들'(2018)에 출연했다. 공연 무대에도 바쁘게 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으로 다수 무대에 섰고, 또 '클럽사로메', '베헤모스', '나쁜자석', 뮤지컬 '마마돈크라이', '잃어버린얼굴 1895' 무대에 오르기도 했다. 또한 다수 독립 영화를 통해 주인공으로 열연했다.

14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문영남 극본, 진형욱 연출)에서는 동생바보로 살아왔던 중년 남자 이풍상(유준상)의 배다른 막내 동생 이외상으로 출연해 열연했다. 형과의 브로맨스부터 두 여자의 사이에 낀 삼각관계 로맨스, 그리고 액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기를 선보이며 눈도장을 찍었다.

이창엽은 '왜그래 풍상씨'와 함께하며 좋은 가족을 얻었다. 특히 문영남 작가와 작업을 해볼 수 있게 되며 신예 배우로는 상상할 수 없던 기회도 얻게 된 것. 특히 주연 중 한 명으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얻다 보니 매일을 행복하게 촬영했단다. "아무래도 유명하신 작가님이고 시청률의 제왕이시니 걱정이 많았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다. 그런데 2차, 3차 리딩이 끝날수록 저를 굉장히 예뻐해주셨다. 그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창엽이 연기한 이외상은 묵묵한 캐릭터였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직진'하거나 집에서도 말을 아끼는 등 상처를 가진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이창엽은 "대사를 치는 것보다 안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연기가 많았다. 근데 그게 더 부담스럽더라. 그래서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다행히 제가 선배님들을 한 분 한 분 따로 만나는 장면도 있고 모든 가족들을 다르게 대하게 됐다. 그런 연기를 설계하면서 고민한 부분들은 선배님들의 연기 덕에 힘들지 않았다. 모두 그 역할로 살고 계셨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우 이창엽 인터뷰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21/
연기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준 이는 유준상이었다. 실제로 스무 살 넘게 차이가 나는 선후배 사이이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아들처럼 챙겨줬다는 설명. "실제로도 유준상 선배님과 스무 살이 넘게 차이가 난다. 신이 끝날 때마다 '헤드락'을 걸어주시면서 장난도 쳐주셨다. 재밌게 웃으며 찍었다. 평소에는 턱걸이도 같이 하고 뛰어다녔다. 실제로 세트장 방 안에서 레슬링도 하면서 아빠와 아들처럼 지내는 시간들이 많았다. 그런 부분에서 정을 많이 느꼈다."

특히 이창엽은 유준상의 존재 그 자체가 자신의 연기에 도움을 줬다고 했다. 이창엽은 "조언도 많이 해주셨지만, 현장에서 존재 자체가 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시는 분이었다. 선배님 만의 노하우이자 아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제가 뮤지컬과 연극 무대에 꾸준히 섰기 때문인지 선배님이 저를 많이 좋아하셨고 예뻐하셨다. 공통점이 있다 보니 편하셨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외상은 극 후반부 마음 고생을 했던 인물이다. 갑작스러운 삼각관계에 휘말리기도 했고, 조폭들과 싸우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며 형 이풍상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기도 했다. 이창엽은 그런 이외상을 바라보며 '힘들었을 때'가 많았다고 했다. "외상이를 이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제가 믿음을 가지고 연기하지 않으면 연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처음에 영정사진을 깨는 장면도 그렇고, 뒷 부분에 엇나가는 장면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아이가 하는 행동 하나 하나에 대한 믿음을 갖고 하지않으면 제 캐릭터에 대한 당위성이 떨어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극중 이외상에게 "중2병 걸린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창엽은 "댓글을 안 보려고 노력한다. 특히 이번에는 어느 순간부터, 외상이가 비뚤어질 때부터 보지 않았다. '누가 욕을 하겠구나' 생각도 들었고, 욕을 내가 본다면 착하게 연기할 거 같더라. 누가 욕을 먹고 싶어 하겠나. 연기자로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으니까 내가 당위성을 가지고 연기한 것에 대해 확신이 있으면 악역이나 선한 역이나 상관이 없다고 새악했다. '중2병 걸렸다'는 반응들도 다 사랑이고 관심이었구나 싶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왜그래 풍상씨'는 이창엽에게 다양한 도전을 하게 해준 작품이다. 러브라인 액션 등 한 작품에서 수많은 감정의 변화를 보여줬다. 이창엽은 "다양하게 도전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 한 작품 안에 이렇게까지 도전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것들을 시도해봤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그런 면에서 완성도에 대해 아쉬운 면이 생기기도 한다. 많은 것들을 준비하다 보면 그만큼 100%를 못하는 부분도 생기지 않나. 그런 부분들이 아쉽지만, 도전 속에서 얻은 가치있는 것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외상이를 힘들게 만들었던 러브라인은, 이창엽에게는 좋은 연기 파트너 둘을 선물해줬다. 이창엽은 "기은세 누나는 제가 만났던 파트너 중 최고다. 이전 작품들에서는 제가 연기적으로 뭔가를 제안할 수 없을 정도로 선배님들과 연기했고, 또 리드를 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확실히 선배님들과 많이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랬던 거 같다. 그런데 기은세 누나는 워낙에 저를 편하게 해주셨고 사고가 열려 있었다. 마인드도 그랬다. 저의 말을 경청하려는 자세가 열려 있어서 따로 연습도 많이 했었다. 그런 부분들을 다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기도 했지만, 다음에 또 작업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행복하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또한 삼각관계를 이뤘던 천이슬에게는 "한심란에게는 평소 못해줬고, 미안했지만, (천이슬) 누나에게는 평소에 더 잘해줬다. 편하고 친하게, 착한 동생으로 잘 대해줬다. 그러다 연기만 들어가면 차갑게 대하다 보니 그 '갭'을 극복하는 것이 저의 숙제였다"고 설명했다.

'왜그래 풍상씨'는 이창엽에게 효도할 기회를 준 작품이다. 그는 "부모님이 너무 좋아하셨다. 돈보다도 더 큰 효도 선물을 해드린 거 같아서 좋다. 부모님이 그동안은 자랑하셨다고도 안 하셨는데, 이번에는 전화가 와서 '다음에는 멋있게 하고 와서 친구들한테 사인 좀 해주고 가라'고 하시더라. 시청률과 더불어 외상이라는 인물에 대한 관심도 커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의 자랑이 된 기분이었다. 모든 것이 감사하다"고 했다.


배우 이창엽 인터뷰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9.03.21/
시청률 22%를 넘길 정도로 화제성이 높았던 '왜그래 풍상씨'에 대해 이창엽은 "시청률을 보고 너무 놀랐다. 너무 놀라서 더 놀랄 힘도 없었다"고 했다. 그저 꿈 같은 기록들이었다는 얘기다. 이 정도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연기인생의 '터닝포인트'로도 삼게 됐다. 이창엽은 "유준상 선배님이 오래 연기를 하면서도 변치 않고 계속 해나가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삶의 목표가 된 거 같다. 어떤 삼의 대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됐고, 한 번도 안 행복했던 적이 없기 때문에 힘든데도 너무나 행복했다. 이제는 연기를 평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왜그래 풍상씨'는 14일 39회와 4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했다. 마지막회에서는 혼수상태에 빠졌던 이외상(이창엽)이 건강하게 돌아오고, 마지막까지 속을 썩혔던 이진상(오지호)이 중고차 딜러로 착실하게 살아가는 등 이풍상(유준상)의 인생에도 해 뜰 날이 찾아왔다. 여기에 간을 주겠다고 한 뒤 도망친 엄마 노양심(이보희)의 비참한 결말도 권선징악 엔딩에 힘을 실었다. 최종회는 전국기준 20.5%와 22.8%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지난 방송분(20.4%)이 기록했던 최고 시청률을 넘은 수치이자 동시간대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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