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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칸 보다 韓개봉 더 떨려"…'기생충' 봉준호가 칸을 맞이하는 자세(종합)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9-04-22 16:13


봉준호 감독이 22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고 '옥자'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공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2/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칸이 다시 봉준호 감독을 선택했다.

봉준호 감독의 2년 만의 신작 '기생충'이 5월 열리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봉준호 감독은 2006년('괴물'·감독 주간), 2008년('도쿄!'), 2009년('마더'·이상 주목할 만한 시선), 2017년('옥자'·경쟁 부문)에 이어 다섯 번째로 칸을 누빈다. 할리우드 유명 배우들이 총 출동한 초대형 블록버스터였던 전작 '설국열차' '옥자'와 달리 '기생충'은 한국 배우들로만 이뤄진 작품이라 감흥은 또 다르다.

이견이 없다. '기생충'은 2019년 최고의 기대작이다. 드디어 첫 문이 열렸다. '기생충' 제작보고회가 22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 사장네 과외 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 등 연출하는 작품마다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명실상부 충무로를 대표하는 거장 봉준호 감독이 2년 만에 꺼내든 카드라 더 관심이다.
봉준호 감독은 "개봉 시즌이 다가오니 착잡하고 초조하다"는 소감으로 말문을 연 후 "일단 기생충이 나오는 작품은 아니다. 배우들이나 캐릭터의 몸안에도 기생충은 없다. 아주 위생적으로 촬영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국어시간에 '님의 침묵'이라는 작품을 배우면 님의 의미를 찾아보게되지 않나. 우리 작품 역시 영화를 보고 나면 '기생충'의 의미를 찾아봤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칸 국제영화제 초청에 대해선 "언제가도 늘 설레이고 긴장되는 곳인 것 같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해서 찍은 신작을 선보이게 돼 기쁘다"며 "하지만 이런 생각도 있다. 외국 분들이 이 영화를 100%를 이해하지 못할거라는 생각을 한다. 완전히 한국적인 영화다. 한국 관객이 봐야 100%로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그래서 칸을 건너서 한국에 개봉했을 때 더 떨릴 것 같다"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의 곁은 다시 송강호가 지킨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에 이어 네 번째 만남이다. 백수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 외에는 내용이 전혀 알려지지 않아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는 '기생충'에서 송강호는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 역을 맡았다.
배우 송강호가 22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고 '옥자'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공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2/
송강호는 "봉준호 감독은 매번 놀라운 상상력, 통찰력이 있는 작품에 도전하는 분이다. 개인적으로는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과 가장 비슷했다. 이 영화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다시 한번 증명한 봉준호 감독의 진화이자 한국 영화의 진화다. 그만큼 놀라운 영화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 해 본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봉준호 감독은 '살인의 추억' 이전부터 거의 20여년 간 인연을 이어왔다. 인간적인 믿음도 있지만 그가 추구하는 작품 세계, 비전 등 작품에 관한 점들이 매번 감동적이고 감탄스러워서 작업을 할 때마다 온전히 즐길 수 있다"며 "축구 선수들이 잔디밭에서 마음껏 축구하듯 나 역시도 봉 감독과 함께라면 편안하고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어떤 것도 받아들일 거 같은 예술가로서의 경지가 느껴진다. 그런 점이 많은 자극을 받는다"고 감탄했다.

'기생충'에는 송강호 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출연한다. 이선균은 "제안을 받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흥분되고 대학 입학할 때의 느낌이었다"며 웃었고, 조여정은 "봉준호 감독님 작품이라면 아주 작은 역할이라도 무조건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역할이 좀 더 컸다. 그래서 더욱 행복하게 작업했다"고 기뻐했다.
배우 박소담이 22일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의 제작보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가족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박사장네 과외선생 면접을 보러 가면서 시작되는 예기치 않은 사건을 따라가는 이야기다.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가세했고 '옥자' '설국열차' '마더' '괴물'의 봉준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공동=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9.04.22/
최우식은 "'옥자'가 끝난 후 뒤풀이에서 감독님께서 끝나고 뭐하냐고 하셔서 그냥 운동을 할 거라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운동을 뒤로 미루고 마른 몸을 유지해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이 작품에 합류하게 됐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봉준호 감독은 "이 영화의 훌륭한 점이 있다면 다 배우분들에게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언제 이런 분들과 함께 찍어볼까 싶다. 찍으면서도 굉장히 즐거웠다. 워낙 케미스트리가 좋은 배우들이었다. 하나의 덩어리 같이 마치 핵융합을 이루는 것 같다. 그 정점에서 송강호 선배님이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셨다. 제가 딱히 할 일이 없었다. 배우들이 하나의 톱니바퀴로 돌아가는 것 같았다"고 감사해 했다.


'기생충'은 5월 개봉한다. 칸 국제영화제에서는 어떤 '대작'을 연출할지 주목된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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