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김혜자의 수상소감은 현장에 있는 모든 이들을 울게 했다. 김혜자는 "너무 감사하다. 시청자 여러분에게 감사하다. 우리는 위로가 필요할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위로를 많이 받았다'며 격려의 말씀을 해주시는데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부시게'에서 많은 시청자들을 울게 만들었던 내레이션을 다시 한 번 읊었다. 김혜자는 "외우지 못해 대본을 찢어왔다"면서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후 곧이어 내레이션을 읊었다.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낮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부는 달콤한 바람, 해질 무렵 우려 나오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한 순간도 눈부신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한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을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나였을 그대에게 이 말을 꼭 하고 싶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혜자의 수상소감을 듣던 한지민과 김혜수, 염정아, 김민정 등 후배 배우들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며 감동을 더했다.
배우 김혜자가 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55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boradori@sportschosun.com/2019.05.01/
김혜자가 출연했던 '눈이 부시게'는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 김혜자(김혜자, 한지민)와 이준하의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김혜자는 극중 25세의 김혜자와 70대 치매 노인 김혜자를 동시에 연기하며 안방을 감동으로 물들였다. '눈이 부시게'는 김석윤 PD와 이남규 작가의 작품으로, 시청자들에게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엄마이자 며느리를 연기했던 이정은도 제55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감동을 더했다.
드라마 작품상은 tvN '나의 아저씨'가 수상했다. 이병헌과 염정아는 각각 tvN '미스터 션샤인'과 JTBC 'SKY캐슬'로 TV부문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SKY캐슬'은 드라마 부문 4관왕을 차지했다. 염정아의 최우수연기상을 포함해 신인연기상(김혜윤), 조연상(김병철), 연출상(조현탁PD)가 받았다. 염정아는 "존경하는 김혜자 선생님 앞에서 상을 받아 영광"이라는 말로 김혜자의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