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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공포 영화인데도, 눈물이 났어요." 그 어느 때보다 애정과 노력을 기울인 영화 '암전'. 배우 서예지에게 '암전'은 주연작,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작품이었다.
극중 그가 연기하는 미정은 단편영화로 인정받은 이후 성공적인 데뷔작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감에 휩싸인 신인 감독. 영화 소재를 찾던 중 영화를 보던 관객이 심장마비로 사망까지 했다는 호러 영화 '암전'에 대해 듣게 되고 그 영화의 실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우여곡절 끝에 찾아간 '암전'의 감독 재현(진선규)에게 기이한 무언가를 느끼지만 감독으로서 성공하자는 욕망은 더욱더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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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암전'을 택한 이유에 대해 묻자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정말 독특했다. 시나리오가 매력적이라는 생각보다는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감독님이랑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이야기를 해봤는데 감독님이 정말 독특하더라. 그리고 감독님이랑 저랑 비슷한 점이 있더라. 놀라면 오히려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거다. 그런 포인트가 잘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리고는 "공포 영화인데 공포 영화를 찍고 싶어 하는 감독이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굉장히 좋았다"고 만족해 했다.
'암전'을 통해 첫 스크린 주연을 맡은 서예지는 "부담을 엄청 느낀다"고 솔직히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제 개인 SNS가 거의 '암전' 홍보 전용 SNS다. '암전'에 대한 것들만 올리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흥행이 부담을 느낀다기보다는, 관객분들로부터 '고생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말을 듣는 게 바로 흥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서예지는 원래 공포라는 장르를 좋아한다며 "사람마다 어두운 모습이 있지 않나. 나는 어두운 감정만 있다고 생각하다가도 공포 영화를 보면 오히려 여러 감정이 떠올라 위로가 되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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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작품 속 캐릭터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라며 "집에서도 공포 영화만 보는 것 같다. 나가지를 않는다. 그게 습관이나 버릇처럼 되는 것 같다. 애써 밝아지려고 하지도 않는다. 우울함을 벗어나려고 하지도 않는다. 그냥 다른 작품으로 풀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가장 무섭게 봤던 영화가 무엇이었냐고 묻자 "저는 귀신 보다는 사람이 저지르는 일을 다룬 스릴러를 좋아한다. '악마를 보았다'가 정말 무서웠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취재진이 "집에 있으면 주로 뭘하냐"는 질문에 "집에 혼자 있으면 주로 비누를 만든다. 제가 피부과를 다니지 않아서 천연 제품을 쓰는 걸 좋아하는데, 그래서 천연 비누를 만드는 취미를 들였다"며 "친한 지인들한테도 만들어서 다 나눠주는 걸 좋아한다. 함께 했던 작품의 팀도 다 나눠드린다. 진선규 오빠는 12개 드렸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암전' 속 캐릭터를 위해 얼굴에 주근깨를 그리고 화장도 하지 못했다는 서예지. "촬영을 하면서 속상했던 게 '왜 자꾸 나를 못생기게 분장하지'라는 거였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얼굴에 주근깨를 그릴 때는 분장이 지워질 수가 있어서 선크림도 못바른다. 정말 로션 밖에 안 바른 쌩얼이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는 뒷풀이에서 '미모를 가리고 싶었다'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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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지는 '작품을 하면서 아이디어를 자주 내는 스타일이'라며 "원래 아이디어를 자주 내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아이디어를 낼 때마다 감독님도 선규 오빠도 굉장히 많이 받아주셨다. 아이디어를 내면 '나도 그런 생각을 했다!'며 호응을 잘해주셨다"고 전했다.
공포 영화를 찍으면서 진짜 무서웠던 순간은 없었냐는 물음에 "찍었을 때 무서웠던 건, 귀신보다는 스스로의 광기에 몰입을 하다보니까 점점 딥(deep)해져서 무서웠다. 실제 촬영 공간인 폐극장은 무섭기도 한데, 먼지가 너무 안 좋아서 기관지가 너무 안 좋아졌다. 극장 의자에 빗물 곰팡이가 가득한데 만지고 구르고 하니까 정말 무서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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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범죄도시'를 보고 나서도 어쩜 사람이 저렇게 이질감 없이 연기를 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오빠는 스님 연기를 하면 정말 스님 같고 조선족 연기를 하면 조선족 같지 않나. 오빠는 정말 이질감 없이 연기하는 배우이고 정말 매력적인 매력인 것 같다"며 "연기를 하면서도 오빠와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줬다. 오빠는 저에게 '멋지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서로에게 칭찬을 정말 많이 해줬던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어두운 작품을 연이어 출연하고 있는 그는 특별한 이유에 대해 묻자 "어두운 작품만을 그렇게 선호하진 않는데, 어두운 작품을 계속 하게 되더라. 아무래도 '구해줘'의 임팩트가 강했고 가지고 있는 목소리도 낮기도 하니까 어두운 작품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 싫지 많은 않다. 그런 작품에 몰입하는 것도 좋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데뷔 할 때는 더 어렸을 때니까 얼굴을 어려 보이는데 목소리가 너무 준엄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니까 고민이 많았다"며 "그렇게 고민을 하다보니까 어느 덧 서른이 됐다. 그래서 지금은 그냥 내려놨다. 그래도 여배우 중에 목소리가 저음인 사람이 없으니까 축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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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암전'은 단편 영화 '전기톱 여고생'(2005), '상자 안의 가족'(2005), 장편 데뷔작 '도살자'(2007) 등을 연출한 김진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서예지, 진선규, 지윤호, 김보라 등이 출연한다. 8월 15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킹엔터테인먼트 , '암전'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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