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④] 박하선 "'30대에 연기 그만하겠다'고 했던 저..미쳤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8-30 08:01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하선(31)이 출산 후 연기에 대한 욕심이 더 많이 생겼다고 말했다.

박하선은 2005년 SBS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로 본격적인 배우 데뷔를 했고, 이후 KBS2 '경성 스캔들'(2007)과 MBC '동이'(2010), MBC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MBC '투윅스'(2013), SBS '쓰리 데이즈'(2014) 등에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6년에는 tvN 드라마 '혼술남녀'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로맨틱 코미디 여자 주인공으로 이름을 날렸다. 2017년 1월 배우 류수영과 결혼한 뒤 8월 첫 딸을 출산했고 이후 배우 활동을 쉬다 최근 종영한 채널A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유소정 극본, 김정민 민정아 연출)으로 복귀했다.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은 금기된 사랑으로 인해 혹독한 홍역을 겪는 어른들의 성장드라마를 그리며 마니아층에게 사랑을 받았다. 박하선은 극중 수수한 외모에 아담한 키, 튀지 않는 조용한 성격의 소유자인 손지은 역을 맡아 이상엽과 과감하고 치명적인 멜로 라인을 만들어냈다.

박하선은 2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하선은 '혼술남녀' 전 2년, '오세연' 전 3년, 도합 5년의 공백기를 거치며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애정이 커졌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도 자연스럽게 많아졌다.

박하선은 "못된 연기 정말 잘 할 수 있다. 배우들에게 많은 모습이 있지 않나. 진짜 못된 역할, 악역, 센여자 다 할 수 있다. 저는 사실 걸크러시에 가깝다. 남자 같기도 하고, 뻥 뚫리는 역할 하고 싶고 꾸미는 역할도 하고 싶다. 염색도 했는데 이 머리로 나오고 싶다. 검은 머리로 하고 화장도 안해야 하고, 최신 화장으로 립스틱 찐하게 바르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 패셔너블하고 그런 모습을 하고 싶다"며 "저는 단아하다는 평이 정말 감사하다. '인현왕후'를 보면서 '누구야?'이라면서 봤다. 단아하다는 말이 어디에 적용이 되겠나. '단아하다'는 상견례 때 정도? 어디에서 단아해야 하냐. 이제 조용하고 단아하다고 해주시면 감사하다. 너무 좋아서 감사하고, 사실은 한 순간 아니냐. 운전하러 갈 때에도 '내 일과 인생이 걸렸어. 안전운전하자'고 생각하면서 다닌다. 한 잔이라도 마심 걸리지 않나. 술을 마시려면 차를 안 가지고 가고 그랬는데 결국엔 이게 잘한 것 같다. 그게 쌓여서 지금도 일하는 것 아니냐. 답답함은 연기로 풀면 된다"고 말했다.


사진=키이스트 제공

사진=키이스트 제공
박하선은 "시원한 역할도 하고 싶고, 불륜이 아닌 멜로도 하고 싶다. 멜로를 잘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멜로를 하면 답답하다는 얘기도 했었는데, 사실 저는 멜로 영화를 많이 본다. 저는 비디오도 갖고 있는데, 그 기억들을 이번에 많이 써먹었다. 그때 봤던 것들을 이제야 써먹는다는 생각으로 너무 좋아서 '이제는 멜로도 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으로 20대 때는 해보고 싶었는데 30대가 돼서 할 수 있어서 좋고, 사극도 '동이'를 하고 계속 쉬었다. 인현왕후보다 더 재미있거나 그런 것을 해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가리지 않는다. 쉬면 다 잊혀지지 않나. 그래서 사극도 하고 싶다. 이제 좀 하고 싶다.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아졌다. 저는 쉬는걸 안 좋아한다. 쉬면 할 게 없다. 집에 있고, 이게 제일 재미있다. 5년 쉬면서 이것 저것 다 해봤지만, 연기만큼 재미있는 것이 없다. 한 번 빠져들면, 서서히 깊숙이 들어가는 직업 같다. 천직인 것을 쉬면서 느꼈다. '일도 힘들고 다 싫어!'하는 때가 있었는데, 제가 잘하는 것도 이거고 행복한 것을 느끼면서 평생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예전에는 서른에 결혼하고 애낳고 그만하겠다고 얘기한 적도 있다. 그런데 '미쳤었지'싶다. 요즘에는 평생 할 생각이다. 한때가 아니니까 평생 하고 싶다. 이만한 일이 없는 것 같다. 요즘엔 정년도 60세인데 너무 감사한 일을 하는 거 같다. 예쁜 옷도 입고 대리만족으로 설렐 때도 있다. 너무 감사하다. 뭐를 해도 도움이 된다. 연기하면서 느낀 건데 힘든 신을 찍는데 '그러려고 그Œ 힘들었나봐'라는 생각도 들었다. 개인적으로 힘든 것도 취미도 다 도움이 되더라. 지금은 정말 감사하게 하고 있다. 이걸 20대 때 알았으면 더 감사하게 했을 텐데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20대 여자 배우들을 보면 안아주고 싶다. '나처럼 힘들겠지'라는 생각이다. 힘들다고 하는 것들이 올라오는데 무슨 마음인지 아니까 가서 안아주고 싶고, 갇혀서 할 수밖에 없으니 안타깝다. 그런데 본인이 깨고 나오면 되는데 안타까운 마음이다"고 밝혔다.

박하선의 자신감이 샘솟은 덕일까. 전보다 그에게 들어오는 대본의 색이 다채로워졌다고 했다. 박하선은 "예전보다는 그래도 다양하게 들어오는 것 같다. 장르물도 들어오고, 영화는 사실 조금 더 편하게 선택할 수 있다. 주연과 조연이 상관이 없고 비중도상관이 없으니까. '청년경찰'도 카메오였는데 영화가 잘될 것 같아서 조연으로 넣어달라고 했던 것처럼 영화는 가라지 않고 할 수 있고 드라마도 그렇다. '혼술남녀'같은 로코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14부에서 마음껏 웃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나 아직 괜찮다 젊다. 혼술남녀 다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이킥' 생각도 났다. '나 정말 재미있는 아이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사실 박하선은 예능적인 감각도 뛰어난 인물. 이 때문에 이상엽이 여기저기 그를 추천하고 다닌다는 설명이다. 박하선은 "저는 헐리우드에서 태어나야 하는 사람이다. 여배우가 유머가 있는 것이 거기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데, 저는 유머가 있는데 잘못 태어난 편"이라며 "저는 솔직하게 재미있으라고 얘기하는데 셀 때도 있어서 그 코드가 잘 맞았다. 뭐든 잘 받아쳐주더라. 그래서 진짜 다시 한 번 만나라고 얘기했는데 다음에 로코로 만나면 좋을 것 같다. 예능도 좋아하고, 사생활 얘기를 많이 안 하는 것을 좋아한다. 안젤라베이비는 아기를 낳았는데도 중국 '런닝맨'의 멤버다. 그런 걸 보면서 '나는 진짜 재미있는 사람인데, 온전히 저로서 나갈 수 있는 예능'을 나가고 싶다. '호구들의 감빵생활'이나 '도시어부'처럼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예능은 제가 꼭 나가고 싶다.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예능을 환영하는 반면, 육아예능은 조심스럽다고. 박하선은 "저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이미지가 아닐 거다. 류수영 씨는 좋겠지만, 저는 솔직한 편이라 잘 숨기지도 못한다. 저는 좀 남자같고 류수영 씨는 여성스럽다. 제 주변 지인들은 다 말리더라. 다 같은 얘기를 한다. '너희 오빠는 좋겠지만 넌 하지마'라고 한다. 저는 조심스러운 것이 서른에는 욕 안 먹을 줄 알았는데, 20대는 다 예쁘다고 하는데 30대가 되니까 '집은? 애는?'이라고 한다. 조심스럽다. 내가 왜 머리가 저렇게 기냐 이런 한 마디가 조심스럽다. 물론 '야간개장'을 보고 작가님이 에너지가 좋으니까 같이하자고 하셨는데, 머리가 저렇게 길어야 하느냐. 그러면서 얘기가 많더라. 한 마흔 되면 괜찮아지려나 모르겠다. 인스타에 사진 올린걸로 뭐라 하셔서 '아이 아빠도 있고, 양가 부모님도 계시다'고 했는데 많은 여성분들이 응원해주셨다. 오히려 작품에서도 처녀 때보다도 더 조심스럽다"고 밝히며 결혼 전과는 달라진 삶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하선은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을 마친 뒤 차기작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