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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코미디'로 태어나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김형중 기자

기사입력 2019-11-24 12:49


◇'B급 코미디'로 태어나는 셰익스피어의 '한여름밤의 꿈'. 사진제공=국립극단

국립극단이 셰익스피어의 명작 '한여름 밤의 꿈'을 12월 4일부터 29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선보인다.

'뜻대로 하세요', '십이야' 등과 함께 셰익스피어의 대표 희극으로 꼽히는 '한여름 밤의 꿈'은 그의 걸작 가운데 가장 환상적이고 몽환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사랑하는 사이인 라이샌더와 허미아. 그러나 허미아의 아버지는 딸에게 디미트리우스와 결혼하기를 강요한다. 허미아의 친구 헬레나는 디미트리우스를 사랑하지만 그의 마음은 허미아를 향할 뿐이다. 엇갈린 네 남녀는 숲으로 향하고, 요괴의 왕이 여왕을 골탕 먹이기 위해 쓴 마법은 우연히 이들에게까지 미친다. 한편, 사회인 연극을 하는 노동자들은 공작 앞에서 선보일 연극을 연습하기 위해 밤의 숲으로 향하는데….

'한여름 밤의 꿈'에는 엇갈린 연인들의 사랑과 갈등이 녹아있다. 사각관계에 놓인 네 명의 젊은이는 숲에서 잠든 사이 우연히 마법에 빠지고, 연극을 준비하던 노동자는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만난다. 요괴, 마법 등 환상적인 요소들이 가득해 셰익스피어의 풍부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는 이 작품은 현대 판타지 소설의 원형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창작극과 번역극을 오가며 왕성한 활동을 해온 연출가 문삼화는 원작의 낭만성을 너머 철저하게 'B급 코미디'를 표방한다. 흔히 요정으로 번역되는 신비로운 존재를 장난기 가득한 사고뭉치 요괴로 상정하고 캐릭터의 무게감을 덜어내는 등 작품 전반에 유쾌함과 가벼운 웃음을 더했다.

농담인 듯 농담 같지만은 않은 장치들이 작품 곳곳에서 관객에게 웃음을 자아냄과 동시에 결코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진다. 지배계급과 노동계급의 갑질을 적나라하게 그릴뿐 아니라 사랑을 무기로 한 연인 사이의 갈등, 아마추어 연극을 준비하는 노동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연출가와 배우 간의 위계를 꼬집으며 인간사의 다양한 계급 간의 갈등을 표면으로 드러낸다. "현실에서는 불가피하게 계급 간의 충돌이 발생하고, 사랑에도 어쩔 수 없이 조건이 개입된다"는 그는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웃음 속에 뼈가 있는 국립극단만의 '한여름 밤의 꿈'으로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캐스팅은 국립극단 시즌단원이 주축이 되어, 2018년부터 이어온 2년 동안의 시즌단원 활동을 매듭짓는 연기 앙상블을 선보인다. 전체 출연배우들이 이전에 선보인 적 없는 강력한 코믹에너지로 무장했다. 여기에 마임이스트 고재경이 움직임을 맡아 대사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는 숨은 감정과 관계성을 극대화하고 마법의 숲에서 벌어지는 행동들을 재치있게 그려낸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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