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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올해처럼 예능 시장이 다사다난했던 해가 있었을까.
펭수X송가인X유산슬, B급 감성이 대세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은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예능이었다. 서바이벌 오디션을 트로트에 접목한 시도는 전연령대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고, 한해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도 열기는 식지 않고 있다. 사실 이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종편 채널이라는 한계와 최근 주류 음악 대열에서 벗어난 트로트에 대한 선입견이 성공 예측을 짓눌렀지만 '미스트롯'의 반전은 상상을 초월했다. 높은 화제성으로 종편 예능사상 최고 시청률인 18.1%(닐슨코리아 집계·유료가구 기준)을 달성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미스트롯'에서 1위를 차지한 송가인은 7년간의 무명생활을 벗고 톱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펭수' 열풍도 무시할 수 없는 대세가 됐다. 펭수는 '병맛' 유머를 구사하는 비현실 캐릭터이지만 유튜브와 TV를 넘나들며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유튜브 예능 '워크맨'으로 인기 정점을 찍은 '선넘규' 장성규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유튜브와 브라운관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졌다.
장르에 한계 'No'
올해 예능계에는 또 색다른 소재를 콘셉트로 한 프로그램이 많이 등장했다. MBC '선을 넘는 녀석들'은 역사를 소재로 눈길을 끌었고, '같이 펀딩'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기부로 이슈가 됐다. '같이 펀딩'에서 유준상이 기획한 국기함 프로젝트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해질 정도로 시선을 모았다.
'구해줘 홈즈'는 부동산처럼 집을 구해주는 콘셉트로 첫 선을 보였고, '편애중계'는 스포츠 중계를 예능과 접목시키는 시도를 했다. KBS2 '씨름의 희열'은 제목처럼 그동안 인기가 많지 않았던 스포츠인 씨름을 들고나와 '꽃미남' 씨름 선수들을 부각시키며 인기 재점화에 한몫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금기시됐던 이야기들도 하나둘씩 등장했다.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는 박은혜 박영선 김경란 박연수 호란 등 이혼을 겪은 여성들이 출연, 자신의 생각과 소회를 전하고 우리 사회가 이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다시 생각케하는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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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은 '미스트롯' 뿐만 아니라 '아내의 맛'와 '연애의 맛' 시리즈로 인기를 얻으며 대약진했다. '연애의 맛'은 실전 미팅 프로그램이고, '아내의 맛'은 부부 관찰 예능이다. 또 다른 부부 관찰 예능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도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 KBS연예대상'을 수상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육아 관찰 예능으로 KBS의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KBS2 '살림하는 남자들2'도 고공행진 중이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사이를 엿보는 콘셉트의 MBC '전지전 참견 시점'이나 '나홀로족'들의 '나혼자 산다'나 SBS '미운우리새끼'도 꾸준히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타는 청춘'도 중장년층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다.
백종원의 위상은 여전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골목상권 부활과 재미를 동시에 잡으며 여전히 승승장구하고 있고, tvN '스트리트푸드파이터2'와 '고교급식왕'도 해피엔딩이었다. 새롭게 론칭한 SBS '맛남의 광장'과 JTBC '양식의 양식'도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김수미를 내세워 먹방과 토크를 곁들인 SBS플러스 '밥은 먹고 다니냐'나 '수미네 반찬'도 꾸준히 인기고, JTBC '이태리오징어순대집'은 내년 시즌2로 컴백할 예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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