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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천문' 허진호 감독이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에게 장영실과 세종 역을 맡긴 이유에 대해 이야기 했다.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대왕(한석규)과 그와 뜻을 함께했지만 한순간 역사에서 사라진 장영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다룬 사극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이하 '천문', 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 영화의 메가폰을 잡은 허진호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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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호 감독의 인터뷰에 앞서 최민식은 "세종과 장영실 역할을 누가 맡을지를 감독님이 한석규와 내게 맡겼다. 우리가 알아서 대화를 통해 결정하라고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허진호 감독은 "일단 세종과 장영실 두 사람을 연기할 때 최민식, 한석규 두 배우가 연기하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 누가 세종을, 누가 장영실을 연기하게 될지는 몰랐지만 그냥 그 두 사람이 연기를 하면 가장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가 잘 표현될 수 있을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두 분에게 시나리오를 드리고 두 분 모두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셋이 함께 만나게 됐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긴 했는데 결정을 못 내리겠더라. 물론 머릿속에 최민식의 세종과 한석규의 장영실도 그려봤다. 두 사람 모두 세종과 장영실 모든 역할이 잘 어울렸다. 도저히 결정을 못 내리겠더라. 그래서 두 분이 결정하시라는 말을 했다.(웃음) 그러다 고민 끝에 최민식 배우에게 장영실을, 한석규 배우에게 세종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두 분 모두 이미 그렇게 하시기로 결정을 내리신 것 같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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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해외 촬영 중이었기 때문에 '뿌리 깊은 나무'를 보지 못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드라마에서 세종 역을 맡으셨기 때문에 그 부분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한석규 배우와 그것과 관련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대화를 통해 새로운 한석규 표 세종을 그려낼 거라는 확신이 있었고, 배우 역시 마찬가지였다. 무엇보다 우리는 말년의 세종을 그려보고 싶었다. 병 들고 점점 시력을 잃어가는 세종. 그 상황 속에서도 위엄과 카리스마를 지니고 고뇌하는 세종. 그리고 세종이 칼을 빼드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시력을 잃어가는 세종을 표현하기 위해 한석규 배우가 눈이 충혈된 것처럼 보이는 렌즈를 끼고 연기했는데, 그 렌즈가 직경도 굉장히 크고 굉장히 불편하고 아프다. 한석규 배우도 고통스러워 하셨다. 그래서 저는 렌즈가 아닌 CG 처리를 하길 바랐는데, 배우가 불편하더라도 그 렌즈로 그 고통까지 표현하고자 했다. 그런 한석규 배우의 열정이 세종을 입체적이면서 인간적으로 그려낸 것 같다."
극중 세종과 장영실의 우정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문풍지 시퀀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극중 장영실은 문풍지에 검게 먹을 바른 뒤 구멍을 뚫어 빛을 세어나가게 하며 별이 빛나는 밤하늘을 왕의 공간에 그대로 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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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허진호 감독은 세종과 장영실이 긴 시간이 지난 후 노년에 다시 재회하는 장면을 에필로그 형식으로 촬영해놨다고 귀띔했다. "두 사람이 긴 시간이 지난 후 늙은 모습으로 재회하는 장면을 찍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하는 장면이다. 하지만 똑같은 장면이 반복이 되는 것 같아 결국 최종으로 편집되게 됐는데, 기회가 있다면 꼭 보여드리고 싶은 장면이다."
한편, '천문'에는 최민식, 한석규, 신규, 김홍파, 허준호, 김태우, 김원해, 임원희 등이 출연한다. 오는 26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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