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퍼주기 오명을 썼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퍼주지도 못한, 보는 것도 지치는 시상식이었다.
지난 31일 진행된 KBS 연기대상이 올해도 공동수상 남발로 '퍼주기 시상식' 오명을 썼다. 4년째 대상마저 공동 수상을 지속해온 KBS 연기대상이 올해는 단독 수상('동백꽃 필 무렵' 공효진) 결정을 내렸지만, 대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부문을 쪼개고 쪼갠 것도 모자라 대부분의 상이 공동 수상으로 일관했다. 대상을 포함한 작가상, 남자 조연상 중편 드라마 부문, 남자 청소년 연기상, 네티즌상을 제외한 모든 부문이 공동 수상이었다. 오히려 상을 받지 않으면 이상한 분위기였다. 이러한 수상은 올해 KBS는 다른 공중파 방송사 보다 히트작을 많이 내놓았기 때문에 선택한 어쩔 수 없는 결과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지나친 공동 수상은 시상식의 격을 떨어뜨려놨다는 건 TV를 시청하는 모든 시청자가 알 수 있었다.
열심히 상을 퍼주었지만 '잘 퍼주지도' 못했기에 더욱 문제가 됐다. 상을 받아어야 했던 배우가 받지 못했다는 불만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한 것. 대표적인 배우는 '닥터 프리즈너'의 남궁민이다. '닥터 프리즈너'는 올 상반기 방송돼 전국 시청률 15.8%(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호평을 받았던 작품. 주인공 나이제 역을 맡은 남궁민 연기는 매회 시청자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이날 시상식에서 남궁민은 무관에 그쳤다. 상 퍼주기로 진행되던 KBS 연기대상이었기에 남궁민의 무관은 현재 그가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 출연 중이라는 걸 의식한 결과가 아니었는지 팬들 사이에서는 의심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상을 쪼개고 쪼개 부문이 많아지고 공동 수상으로 인해 수상 배우가 많아지고 또 이 모든 수상배우들이 수상 소감을 하다보니 시상식은 길어 질대로 길어졌다. 12월 31일 진행되는 방송사 시상식은 새해 카운트다운으로 인해 이전에 진행된 시상식들보다 진행 시간이 길어질 수 밖에 없는 건 사실이라 해도 올해 KBS 연기대상의 진행 시간은 너무한 수준이었다. 새벽 1시께 겨우 우수상 발표가 이어졌고 오후 8시 50분 시작된 시상식은 새벽 1시 3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카메라에 잡힌 배우들의 얼굴에도 피곤함이 역력했고 TV로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마찬가wl였다. KBS 연기대상, 보는 것만으로도 지치고 피곤한 시상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