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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길거리에서도 알아보는 사람이 늘었다. 인터뷰를 위해 사진을 찍는 중에도 그를 알아보고 인사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광화문 한복판에서도 마스크 쓴 양경원을 알아본 시민들이 '셀피를 찍자'며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 심심찮게 발견됐다. 2010년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로 데뷔한 이후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배우 양경원(39)을 만났다.
국민대학교 건축과 출신에 전공을 살려 건축사무소에서 2년 반을 일했던 양경원은 춤과 노래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무작정 무대에 달려들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안정적인 직업과 새로운 도전 중 고민하던 그는 "한시라도 빨리 시도하고 도전해보고 아니면 빨리 돌아오자. 아니면 또 다른 길로 가든, 양자택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다고. 양경원은 "주말마다 트레이닝을 받다가, 매일 퇴근 후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고, 그러다가 '해보자'는 마음으로 사직서를 내고 무대에 서다 보니 1년, 2년이 지났고, 그러다 2020년이 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차비가 없어서 연습을 못 갈 정도였지만, 기다림 끝에 만난 tvN 토일드라마 '사랑의 불시착'(박지은 극본, 이정효 연출)은 그의 운명을 바꿔놨다. 길 가다가도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졌고, 눈도장을 찍은 후 러브콜도 쇄도하고 있다. 양경원은 최근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들에 대해 "얼떨떨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그는 "감사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 '저를요?'라고 되물을 상황도 많이 발생하는데, 제가 지금은 회사(소속사)에 들어가는 것이 맞을지 아닐지도 결심이 서지 않았다"며 "또 감사하게도 마스크를 썼는데도 길에서 저를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다. 제가 특이하게 생겼나 보다. 저를 다 알아봐주시는 것이 감사하고 좋지만, 또 부끄럽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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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치수가 주목을 받은 데에는 '윤세리(손예진)와 앙숙'이라는 설정도 있었다. 양경원은 손예진과의 호흡에서 큰 만족감을 얻었다는 후기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손예진 씨와 현빈 씨에게 '리스펙트(Respect)'하게 됐다. 괜히 손예진, 현빈이 아니구나 싶더라. 배우로서 동료로서 모두 저희 선배이면서 배려심도 많다. 상대방이 뭐가 불편한지도 잘 알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더라. 그리고 그 배역으로서 존재함이 탁월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들을 그냥 리정혁, 윤세리로 보게 되는 거다. 그리고 나를 완전히 표치수로 봐주니까 연기할 때도 정말 편했다. 잡념이 들지 않는 상태가 좋지 않나. '내가 어떻게 해야겠다'가 아니라 나를 표치수로서 봐주고, 내가 그들을 리정혁, 윤세리로 보는 것들이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호흡이 완벽했기 때문일까. 긍정적인 반응도 많이 얻게됐다. 양경원은 "촬영을 마치고 귀가하면 아내가 반응도 많이 보여주고, '이런 게 올라왔다'면서 알려주기도 했다. '표치수 귀엽다'는 반응도 웃겼던 거 같다. 그런데 그건 제가 만들었기 때문이 아니라 대본에 이미 다 그렇게 써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저는 애드리브 몇 번을 빼고는 거의 다 작가님이 만들어주신 대본에 충실했다. 연출님도 저희에게 많은 가능성을 두고 자유를 주는 편이라 배려심이 제대로 느껴졌다. 굉장히 좋은 조건에서 연기를 했었다는 것 느낌이 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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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원은 '인생의 동반자'이자 길잡이인 아내와 상의 끝에 더 나은 길을 택할 에정이라고. 그는 "제 아내는 제가 가지지 못한 부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늘 이 사람을 존경하고 있다"며 "아내가 어제는 제게 '오빠 일이 지금 들어오고 있는데, 오빠는 그 일에 어떤 일로서 기대되는 즐거움이 먼저야 아니면 수입의 경중이 먼저 생각이 돼?'라고 묻더라. 당연히 즐거움이 먼저라고 답하니 '그러면 됐어'라고 했다. 아내는 중간 중간 제가 혹시 가장으로서 부담감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하는 거 같았다. 물론, 저희도 경제적으로 힘들 때도 찾아오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고, '우리는 잘 살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지금 어떻게 되든지 개의치 않는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경원은 이제 '표치수'의 옷을 입고 한 발을 뗐다. 러브콜이 쇄도해도 '신중하게' 결정하고 있는 그에게 대중들이 거는 기대감 역시 큰 상황. "시청자 분들에게 양경원, 표치수가 아닌 캐릭터 그 자체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앞날이 더 기대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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